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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탁구연맹(ITTF)그랜드파이널 혼합복식에 나서는 남북단일팀 차효심-장우진조가 12일 오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첫 합동훈련 중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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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남측 장우진) "잘됐다. 자신 있다."(북측 차효심)
13일 오후 1시40분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펼쳐질 국제탁구연맹(ITTF) 그랜드파이널 혼합복식 첫 경기를 앞두고 '남남북녀'는 패기만만했다.
13~16일 열리는 그랜드파이널스는 ITTF가 1년간 주관한 월드투어를 총결산하는 무대로 올림픽, 세계선수권, 월드컵과 함께 국제 탁구 4대 메이저 이벤트 중 하나다. ITTF가 개최한 총 12회의 월드투어(플래티넘 6회, 레귤러 6회) 성적을 합산한 랭킹으로 남녀 상위 16위, 톱랭커들이 개인단식에 출전한다. 남녀 개인복식과 혼합복식은 상위랭킹 8위까지 출전한다. 총상금 100만1000달러(약 11억2000만원)인 이 대회에서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은 무려 10만 달러(약 1억1000만원), 개인복식, 혼합복식 우승 상금은 1만4000달러(약 1600만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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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수 미래에셋 대우 감독이 장우진-차효심 남북단일팀 복식조에게 조언을 건네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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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그랜드파이널에서 가장 시선이 집중된 무대는 단연 '남북단일팀' 장우진(미래에셋 대우)-차효심이 나서는 혼합복식이다. 이들은 지난 7월 첫 호흡을 맞춘 대전 코리아오픈에서 깜짝 우승 쾌거를 일궜다. 스웨덴오픈에서도 4강에 오르며 혼합복식 랭킹 3위로 그랜드파이널 출전 자격을 얻었다. 12일 조추첨 결과 '장-차'조는 일본 에이스조 요시무라 마하루-이사카와 카스미조와 맞붙게 됐다. 지난해 독일 뒤셀도르프세계선수권 혼합복식 챔피언조다. 박창익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차효심에게 조 추첨 결과를 전했더니 '잘됐습니다. 자신 있습니다'라고 하더라"며 패기 넘치는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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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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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합동훈련후 장우진이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 앞에 섰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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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추첨 결과를 받아든 차효심의 첫 반응은 "잘됐습니다. 자신 있습니다"였다. 전날 인천에 도착한 차효심은 첫날부터 훈련양을 한껏 끌어올리며 비장한 자세로 준비에 돌입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른손잡이' 인하대 김용신과 1시간 가까이 훈련했다. 점심도 과일로 가볍게 때운 후 오후 1시부터 미래에셋대우 입단 예정인 '왼손잡이' 오민서(수원 화홍고)와 훈련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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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효심이 탁구얼짱 서효원과 옥류관 랭면 이야기를 나누며 미소 짓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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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장에서 '탁구얼짱 언니' 서효원(한국마사회)을 발견한 차효심은 반가운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한달음에 달려가 인사를 건넸다. 이들의 대화 주제는 '옥류관 랭면'이었다. 서효원은 "현정화 감독님이 지난번 방북 때 평양 옥류관에서 냉면을 드시고 오셔서 너무 맛있었다고 하셨다. 스웨덴오픈 때 만난 효심이에게 옥류관 냉면 나도 먹고 싶다고 했더니 그랜드파이널때 갖다주겠다고 했다. 아마 힘들거라고 했더니 갖고 올수 있다고 했는데… 방금 달려와서는 못갖고 왔다고 하더라"며 남북 에이스간의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장우진과 차효심이 인천에서 첫 호흡을 맞췄다. 스웨덴오픈 이후 3주만의 재회, 남북 남매는 스스럼이 없었다. 귀엣말을 나누고, 웃음을 터뜨리며 합동훈련을 이어갔다 혼합복식에 출전하는 임종훈(KGC인삼공사)-양하은(대한항공)조와 함께 연습경기를 하며 감각을 예열했다. 왼손의 차효심과 오른손의 장우진의 공격이 번갈아 맞아들어가는 장면은 훈훈했다.
합동훈련 후 차효심은 "경기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대신 '코리아오픈 3관왕' 장우진이 취재진 앞에 섰다. 혼합복식 목표를 묻는 질문에 "당연히 우승"이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그랜드파이널은 전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조들이 초청받아 나오는 대회다. 한게임 한게임 최선을 다해 끝까지 올라가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세계 챔피언, 일본조에 맞서는 결연한 각오도 밝혔다. "남자선수(요시무라)보다 여자선수(이시카와)가 잘하기 때문에 일단 여자선수를 꽁꽁 묶자고 했다. 효심누나도 일본 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첫 게임에 포커스 맞춰서 준비하자, 첫 게임을 꼭 이기자고 약속했다."
남북 탁구대표팀은 올해 스웨덴 할름스타드세계선수권,코리아오픈, 자카르타아시안게임에서 잇달아 만나며 돈독한 우정을 쌓았다. 11월 오스트리아-스웨덴오픈에도 함께 나섰다. '장-차'조는 첫 손발을 맞춘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했고, 11월 스웨덴오픈에선 4강에 올랐다. 12월 인천, 세계 탁구의 별들이 집결한 왕중왕전에서 유종의 미에 도전한다.
장우진은 "효심누나와 매번 만날 때마다 특별하지만, 이번은 더 특별하다. 1년중 가장 큰 대회이고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대회다.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있고 우리도 더 열심히 더 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복식 파트너로서 '효심누나'는 어떤 스타일일까. 장우진의 대답은 올해 진일보한 남북평화의 정신과 맞닿아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누나 스타일을 잘 몰랐다. 이제는 우리가 함께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안다. 상대방 분석도 같이 하면서 같이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엔 어색했는데 하면 할수록 친누나처럼 어색함 없이 편해졌다. 기술적으로는 효심누나의 리시브가 정말 좋다. 남자 공을 잘 받아서 편안하게 믿고 플레이할 수 있다."
인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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