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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호소문으로 부당 대우를 폭로했던 여자 컬링 경북체육회 '팀 킴'이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서 거듭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팀 킴은 자신들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때 함께 했던 캐나다 출신 외국인 지도자 피터 갤런트 전 한국 대표팀 코치의 입장문까지 공개했다.
호소문이 나간 이후 김경두 전 부회장, 장반석 감독은 '팀 킴'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부당 대우한 적이 없고, 상금도 공동 관리하며 배분했다고 주장했다. 양 측의 주장이 엇갈려 진실 공방 양상이 돼 버렸다. 이에 '팀 킴' 선수들은 호소문 공개 이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감독단의 잘못과 개선을 촉구했다. 김선영은 "올림픽 이후 김은정 스킵이 결혼하자 다른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에 대한 훈련을 강요했다. 팀 전체를 분열시키려 했다"면서 "올림픽 이후 온 팬들의 선물과 편지는 항상 뜯어진 채로 받았다"고 폭로했다. 김은정은 "(그들은) 선수들이 더이상 성장하는 걸 바라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한 사람 한 가족이 독식해서 이런 문제가 벌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문체부는 13일 경상북도, 대한체육회와 합동으로 특정 감사를 펼치기로 했다. 감사 결과에따라 엄중하게 처리할 방침이다. 합동 감사반은 총 7명(문체부 2명, 경상북도 2명, 대한체육회 3명)으로 구성한다. 감사 전반은 문체부가 총괄하고, 이번 감사는 19일부터 12월 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양 측의 주장이 엇갈려 진실을 가려야 할 부분이 많다. 팀 킴은 금전 문제 말고도 감독단으로부터 받은 폭언과 억압 등에 대해서도 감사에서 사실이 드러나길 기대하고 있다. 팀 킴 선수들은 김경두 부회장이 자주 소리를 질렀고, 폭언을 했으며 올림픽 이후 그 강도가 세졌다고 했다. 또 그들은 "감독단은 선수들이 외부에 연결되는 걸 차단하려고 했다. 그래서 팬들의 편지도 먼저 뜯어본 것 같다. 올림픽 때 미디어 인터뷰를 하면 김경두 부회장과 김 감독 얘기만 하라고 지시를 받았다. 시키는 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정작 우리가 하고 싶었던 얘기를 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팀 킴'은 올초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컬링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따면서 단박에 국민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영미야' 열풍을 일으켰고, 극히 이례적으로 비인기 종목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TV CF까지 찍었다. 평창동계올림픽 직후까지만 해도 '팀 킴'의 성공 스토리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왔고,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이후 팀 킴과 그들을 지도했던 감독단 사이는 빠르게 악화됐다. 초심을 잃으며 성공을 향한 동행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선수들은 감독단의 행동과 결정을 예전 처럼 믿고 따르지 않았다. 감독단 3명은 가족이었다. 김경두 전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은 부녀지간이다. 김민정 감독과 장반석 감독은 부부다.
팀 킴 선수들은 "지금의 감독단과는 더이상 함께 운동할 수 없다. 의성컬링훈련원을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선수와 시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완벽하게 분리되길 바란다"면서 "또 우리 팀을 제대로 훈련시켜줄 감독단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날 팀 킴이 공개한 피터 갤런트 전 코치의 입장문에서 갤런트 코치는 '나는 팀 킴을 100% 지지한다. 김민정 감독의 컬링에 대한 전문성은 선수들 보다 훨씬 부족했다. 김 감독은 연습시간의 10%만 링크장에 나왔다. 나는 감독단으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장반석 감독은 15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문체부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선수들의 주장에 하나 하나 반박하는게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