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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조 하나입네다. 갈라질래야 갈라질 수 없는 한 핏줄을 나눈 겨레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됐습니다."(북한 수영선수 정국성)
4명의 선수가 한 팀을 꾸려 배영, 평영, 접영, 자유형 순서로 100m씩 헤엄쳐 순위를 정하는 혼계영에서 남측 선수 3명, 북측 선수 1명이 호흡을 맞췄다. 배영 권용화(19·경기도장애인체육회), 평영 임우근(31·대전장애인체육회), 접영에는 권현(27·부산장애인체육회)이 출전하고 북측의 정국성(21)이 마지막 자유형 영자를 맡았다.
계영 400m 34P에서 동메달을 합작한 단일팀은 혼계영에서도 메달을 노렸다. 이날 혼계영 시상식에 이명호 대한장애인체육회장과 북측 김문철 조선장애자보호연맹 위원장이 시상자로 나서기로 해 메달을 획득한다면 의미가 더해질 터였다. 이 회장이 인형을 수여하고, 김 위원장이 메달을 주기로 했다.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선수들의 표정이 어둡지만은 않았다. 특히 북측 정국성은 환하게 웃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정국성은 "북과 남이 단일팀으로 경기에 참가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합네다. 앞으로도 더 훈련을 잘하여 민족의 위상을 드높이 떨치겠습네다. 우리는 고조 하나입네다"고 소감을 밝혔다. 현지에 와서 일주일 남짓 함께 훈련하며 정을 쌓은 단일팀이었다. 정국성은 "우리는 갈라질래야 갈라질 수 없는 한 핏줄을 나눈 겨레라는 것을 다시금 알게 됐습네다"며 웃었다. 계영에 단일팀 영자로 나서 동메달을 목에 건 정국성은 "훈련을 더 열심히 해서 앞으로 좋은 성적을 보여주갔습네다. 빈말은 안하갔습네다. 앞으로 행동으로 보여주갔습네다"라며 강한 각오를 드러냈다.
혼계영 단일팀 맏형이자 한국 장애인수영 간판인 임우근은 "2012년 런던 패럴림픽 이후로 가장 큰 영광이었다. 남북이 하나가 돼 좋은 결과를 냈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라면서도 "평생 영원히 간직할 경기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측 수영 대표팀 주장으로서 이날 자유형 400m 금메달 직후 단일팀 레이스에 나선 권 현은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레이스를 앞두고부터 '서로 잘해보자'는 마음으로 레이스를 했다. 모두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며 웃어보였다. 혼계영 단일팀 막내 권용화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하나가 돼 뛴 것에 의미를 두겠다.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