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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의 세계화'를 향한 간절한 바람, 풍성했던 한가위 잔치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09-27 05:54


사진제공=대한씨름협회

'씨름, 유네스코 등재 기원합니다!'

2018년 IBK기업은행 추석장사씨름대회가 펼쳐진 경북 문경실내체육관. 경기장 한켠에 씨름인과 씨름팬들의 간절한 바람이 담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바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였다.

'씨름의 세계화'를 향한 간절한 바람

우리민족 고유의 전통 스포츠 씨름. 역사적 가치는 설명이 필요 없다. 예로부터 명절이면 전국에서 모인 장사들이 자신의 고장과 명예를 걸고 한판 승부에 나섰다. 씨름을 통해 단결하고 화합하는 공동체가 완성됐다.

다양한 서양 구기 스포츠의 등장 속에 관심이 분산됐지만 우리 민속 씨름의 고유한 가치는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단지 스포츠로만 볼 것이 아니다. 보존하고 발전시켜 계승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현대적 개념에서 장점도 많다. 특히 최근에는 건강 운동으로 각광받고 있다. 씨름은 몸 전체의 근육을 사용하는 운동이다. 몸의 균형을 맞추고 유연성을 기르는 데 있어 매우 유용하다.

보존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 씨름은 지난해 국가무형문화재 131호로 지정됐다. 올해는 유네스코 등재도 눈앞에 두고 있다.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힘을 쓰고 있다. 민족 고유의 스포츠란 점에서 남북 교류의 매개 역할도 한다. 최근 우리 정부가 북측에 유네스코 공동 등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씨름협회는 '씨름의 세계화'를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협회는 우리 선수들을 외국에 파견해 씨름을 알리고 있다. 동시에 외국 선수를 초청해 씨름의 맛을 느낄 수 있게 돕고 있다.

최근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아카이브 구축이다. 대한씨름협회 관계자는 "스페인, 우즈베키스탄, 몽골 등에서 우리 씨름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 우리 씨름을 배우고 싶어 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 아카이브를 구축해 전 세계에 씨름의 기술 등을 더욱 널리 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팔용 대한씨름협회장은 "씨름은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반드시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추석장사씨름대회를 주최한 고윤환 문경시장 역시 씨름의 유네스코 등재를 한마음으로 기원했다.


사진제공=대한씨름협회
풍성했던 한가위 모래판

21일부터 26일까지 펼쳐진 추석장사씨름 대회. 보름달 만큼이나 풍성한 스토리가 꽉 채워졌다.

씨름 인기를 견인할 새로운 스타가 줄줄이 탄생했다. 금강장사(90㎏이하) 김기수가 그 주인공. 올해 태안군청에 입단, 이제 막 민속씨름에 입문한 김기수는 허선구 문윤식 등 쟁쟁한 선배를 제치고 장사에 올랐다. 특히 4강에서 금강장사에만 12차례 등극한 임태혁을 제압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백두장사(140㎏이하)에 오른 서남근(23)도 빼 놓을 수 없는 뉴 페이스다. 올해 설날장사씨름대회에서 2품에 올랐던 서남근은 이번 추석 대회를 통해 정상에 우뚝 섰다. 이슬기 정창조 등 역대 장사들을 줄줄이 제압하며 '새 시대'를 열었다.

태백장사(80㎏이하)에서는 '최단신' 윤필재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1m68의 윤필재는 이번 대회에 참가한 태백급 선수 가운데 가장 작은 선수지만, 작은 거인의 위용을 뽐냈다. 2년 연속 '추석의 제왕'에 등극하며 '한가위 사나이'임을 입증했다.

한라장사(105㎏이하)에서는 손충희가 부활을 알렸다. 종전까지 무려 다섯 차례 장사에 등극하며 모래판을 평정했던 손충희는 최근 부진을 면치 못했다. 올해 열린 민속대회 마다 번번이 8강의 벽을 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생애 6번째 한라장사에 등극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한편, 양윤서가 여자부 매화장사(60㎏이하)에, 임수정이 국화장사(70㎏이하)에, 이다현이 무궁화장사(80㎏이하)에 오르며 활짝 웃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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