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도마1위-국대탈락'양학선"죽지않았다는 것 보여줬으니..."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6-10 18:01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으니 됐죠, 뭐."

'도마의 신' 양학선(26·수원시청)의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출전이 불발됐다.

대한체조협회는 10일 국가대표최종선발전 직후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에 나설 남자국가대표 5명을 결정했다. 3차례 선발전에서 개인종합 1위를 기록한 김한솔(서울시청73점), 2위 이혁중(72점), 3위 박민수(72점, 이상 전북도청), 5위 이준호(67점, 전북도청)가 선발됐고, 링, 도마, 마루 등 종목별 '팀 기여도'를 고려해 이재성(한체대)이 선발됐다.

런던올림픽 챔피언으로 도마 종목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지닌 양학선이 처음으로 국제대회 국가대표에서 탈락했다. 양학선은 최종 선발전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2차 선발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부진했지만 3차 최종선발전에서 본인의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9일 '양1' '스카하라트리플'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나홀로 15점대 점수를 찍었다. 10일 종목별 결승에서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대한체조협회는 이날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고 양학선을 선발하지 않기로 최종결론 내렸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따낸 후 2011년 도쿄세계선수권,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연달아 금메달을 목에 건 양학선이 세번째 아시안게임의 꿈을 접게 됐다.

양학선은 햄스트링, 아킬레스건 부상 등 잇단 시련속에도 마지막까지 아시안게임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최종 선발전에 도전, 최고의 몸 상태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후 양학선은 "예전의 감을 되찾았다.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며 웃었다.

이미 협회의 결정을 예감한 모습이었다. "종목별 경기만큼 단체전 경기도 중요하다. 팀 경기를 위해 도마, 링, 평행봉 종목을 열심히 준비해왔다. 하지만 만약에 대표에서 탈락한다고 해도 미련 두지 않고 내 체조를 잘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아시안게임, 선수로서 당연히 정말 나가고 싶다. 하지만 어떤 결과라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 지금도 앞으로도 나는 내 체조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했었다.

대한민국 최초의 올림픽 체조 챔피언이자 '월드클래스' 경쟁력을 갖춘 양학선의 국가대표 탈락, 아시안게임 불발은 이변이다. 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 내부의 고민 역시 깊었다. "새로 바뀐 선발 규정에 따라 '팀 기여도'를 고려했다"고 밝혔다. 협회측 관계자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종목이 가장 중요하다. 단체전에서 선발된 선수들의 부족한 성적을 메울 수 있는 우선시했다"고 설명했다. "'팀 기여도'라는 새 기준이 생겼다. 국가대표 지도자가 현재 팀 전력에 가장 필요로 하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선수를 뽑는 방식이다. "링, 도마, 마루가 취약종목이고 이에 따라 이 3종목 배점이 가장 높은 추천선수를 선발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체조협회는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규정을 개정한 데 이어 지난 4월 12일 규정을 추가로 개정했다. 성적순 3명, 추천선수 2명 선발 방식이다. '세계선수권대회(5명)는 개인종합 합산 배점이 높은 3명을 우선 선발하고 2명은 팀 기여도(선발된 선수들의 취약종목 배점이 높은 선수) 또는 종목별 메달획득이 가능한 선수를 위원회에서 선발한다. 아시안게임(5명)은 개인종합 합산 배점이 높은 3명을 우선 선발하고 2명은 팀 기여도(선발된 선수들의 취약종목 배점이 높은 선수) 또는 종목별 메달획득이 가능한 선수를 위원회에서 선발한다'고 명시했다.

'추천선수는 위원회 및 국가대표 지도자의 객관적이고 신뢰성이 입증되는 자료(최근 국제대회 및 선발대회 배점, 훈련평가 등)가 다음 조항과 같이 명확하게 제시돼야 한다. ① 최근 국제대회(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유니버시아드)에서 메달을 획득한 자 또는 결승진출자. ② 팀 기여도(선발된 선수들의 취약종목 배점이 높은 선수)가 높은 자'로 명시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도마 결승진출자인 양학선은 이 조항에 따라 70점의 가점을 받게 되지만, '팀 기여도'를 우선시한 대표팀 및 협회의 결정에 따라 태극마크를 달지 못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