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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가 또한번의 해외 경기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점점 글로벌 격투기 단체로 발돋움하는 모양새다.
이번 대회는 100㎏이 넘는 '무거운 녀석들'이 맹활약을 펼쳤다. 메인 카드인 2부 5경기가 모두 무제한급 경기였다. 10명의 참가 선수 중 100㎏이 넘지 않은 선수는 러시아 여성 파이터 베로니카 푸티나 뿐. 가비 가르시아도 106㎏을 기록해 웬만한 남자 파이터를 연상시켰다. 5경기 모두 판정으로 가지 않고 TKO로 끝나는 화끈한 승부가 연출됐다.
남자 무제한급 챔피언을 향한 4강이 가려졌다. 크리스 바넷(미국)이 알렉산드루 룬구(루마니아)를 상대로 파운딩을 퍼부어 1라운드 TKO승을 거뒀고, 올리 톰슨도 니킥으로 덩차오롱의 옆구리를 공략해 승리를 따냈다. 길버트 아이블(네덜란드)은 초대 로드FC 무제한급 챔피언인 마이티 모(미국)에게 승리했다. 타격 싸움이 될 줄 알았는데 아이블은 의외로 그라운드로 승부를 걸어 경기 시작하자 마자 테이크다운을 뺏은 뒤 결국 암바로 승리했다. 마이티 모는 끝까지 탭을 치지 않고 버티다 왼팔꿈치가 탈구되는 부상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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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 가르시아(브라질)는 베로니카 푸티나(러시아)에게 초크로 1라운드 승리를 거뒀다. 20㎏의 체중 차이는 컸다. 가르시아가 근육질의 몸과 비교하면 푸티나는 거의 일반인 같았다. 아무리 푸티나가 러시아 군용 무술을 익혔다고 해도 푸티나의 펀치는 가르시아에게 별다른 충격을 주지 않았다. 가르시아는 갈수록 힘으로 푸티나를 압박했고, 주짓수 블랫트를 소유한만큼 그라운드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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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로드FC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대회였다. 아시아를 넘어서 세계로 가겠다는 뜻을 보였다.
한국의 격투기 단체의 대회인데 22명의 출전 선수 중 한국 선수는 단 3명 뿐이었다. 물론 중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중국선수의 출전이 가장 많았다. 1부 6경기 중 5경기에 중국선수가 출전했다. 하지만 2부는 달랐다. 10명 중 중국선수는 단 2명. 중국과 미국 선수가 각 2명씩 나왔고, 한국, 영국, 네덜란드, 브라질, 러시아, 루마니아 등 8개 국가의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싸웠다.
2015년 12월 상하이에서 열린 ROAD FC 027의 무제한급 그랑프리 8강전 대진을 보면 지금과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8강전에는 한국이 최홍만과 김재훈 최무배 명현만 등 4명이 출전했고, 중국이 루오췐차오, 아오르꺼러, 리앙링위 등 3명 등 한국과 중국 선수로 7명이 나왔다. 미국의 마이티 모가 유일한 탈 아시아인이었다. 2년여만에 로드FC의 위상이 세계적으로 올라왔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다.
다른 나라에서 대회를 개최하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의 자본과 대회를 치르는 노하우가 필요하다. 로드FC는 벌써 47번째 넘버링 대회를 치렀다. 그만큼 대회를 여는 노하우가 쌓였다. 2015년엔 중국에 진출해 꾸준히 대회를 열어왔다. 사드로 인해 중국에서 한국을 멀리할 때도 대회를 열어 중국 격투팬들에 시원한 경기를 보여 드렸다.
이번 경기에 많은 중국팬들이 찾아 열띤 응원을 보였다. 중국 선수들이 파운딩을 할 땐 펀치 한방 한방마다 기합을 넣어줬다. 중국선수들에게만 박수를 친 것은 아니다. 어느 나라 국적이든 좋은 경기를 펼친 선수에겐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승리를 한 뒤 화려한 비보잉 기술을 보인 크리스 바넷은 그야말로 인기 만점. 1m88, 106㎏의 거구의 여성 파이터 가비 가르시아에게도 팬들은 열광했다.
한국의 작은 도시에서 출발한 로드FC가 중국 베이징의 2만석 경기장에서 대회를 치렀다. 아마 로드FC가 출발할 때 이것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