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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남북탁구단일팀의 마지막 인사는 "다음엔 더 잘하자!"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5-07 10:44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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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여자탁구 단일팀 '코리아' 선수들이 사흘간의 '한솥밥 생활을 끝내고 스웨덴에서 석별의 정을 나눴다.

6일 오전 11시(현지시각) 남북 선수단은 세계선수권대회(단체전) 숙소인 스웨덴 할름스타드 틸뢰산드 호텔 로비에서 환송 행사를 가졌다. 북한 선수단이 먼저 떠나는 사실을 알게 된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들의 제안으로 깜짝 환송식이 열렸다.

먼저 나와 선수들을 기다리던 김진명 북한 여자대표팀 감독과 황성국 남자대표팀 감독이 탁구협회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김 감독은 웃는 얼굴로 "고생했다"고 인사했다. 황 감독은 한국 탁구인들에게 이름과 사인을 적어주기도 했다.







이어 북한 남녀 선수들이 트렁크를 들고 로비로 내려왔다. 트레이닝복 차림의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로비에 모였다. 한국 에이스 양하은은 이날도 북한 차효심과 찰떡처럼 붙어다녔다. 양하은이 "오늘도 옆에 있네" 하자 차효심이 "내가 좋아서 옆에 오는 겁니다"라며 웃었다. 양하은은 "둘이 키가 비슷해서인지 단일팀 된 이후 사진 찍을 때면 꼭 항상 내 쪽으로 오더라"며 "연습 때 처음 파트너기도 했고 나이(24세)도 비슷해서 금방 친해졌다"고 설명했다. 양하은과 차효심은 남북 대표팀 최장신이다. 시상식에서 서효원과 유은총을 포옹하며 친근함을 표했던 북한 김남해는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 서효원에게 "다음에 또 보는 거냐"고 여러 번 묻자 서효원이 "확실히는 모르지만 나중에 보게 되면 맛있는 거 사달라"고 답했다.

남자 선수들도 마치 한팀인 것처럼 스스럼없이 어울렸다. 이상수가 북한 남자대표팀 최일의 어깨를 주무르며 "고생 많았다"고 하자 최일이 "지기만 했는데 고생은 무슨 고생"이라는 농담으로 받아쳤고, 선수들이 폭소했다. 북한 남자팀은 이번 대회 7경기에서 1승6패를 기록했다.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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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아쉬움 탓에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남북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의 휴대폰으로 셀카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우는 선수는 없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믿을 수 없는 장면"이라며 이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국 여자대표팀 막내 김지호는 "다음에 볼 기회가 있으니까 혹시 또 한팀이 된다면 지금보다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십 장의 사진을 찍고 나서야 환송식이 마무리됐다.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의 발언이 마지막이었다. "우리가 이번 대회에 (여자 단일팀에 밀려) 존재감이 너무 없었다. 기회가 되면 우리도 한팀으로 해보자"는 북한 남자대표팀을 향한 러브콜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조심히 잘 가시라"는 인사에 이은 남북 선수단의 박수로 환송식이 마무리됐다.

북한 선수들이 트렁크를 끌고 버스로 향하자 한국 선수들이 모두 뒤를 따랐다. 선수들이 모두 버스에 오르자 선수들이 일렬로 선 채 손을 흔들었다. 버스가 떠날 때까지 눈을 떼지 못한 장우진은 "마음이 찡하다"고 말했다. 남북 탁구 선수단은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으로 만날 가능성이 있다. 대한탁구협회가 긍정적으로 단일팀을 추진 중이다.


이날 오후 결승에선 중국이 독일을 3대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날 독일에 2대3으로 아쉽게 진 한국 남자대표팀은 중국에 진 스웨덴과 함께 동메달을 받았다.

한국 선수단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거쳐 8일 오후 2시 50분(한국 시각)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사진제공=대한탁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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