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지켜본 최민정(20·성남시청)은 '겸손한 괴물'이었다. 세계 최강 한국 여자대표팀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나지만 '원팀'을 위해 잘난 척 하지 않았다. 항상 화기애애한 팀 분위기만을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확실한 목표를 드러낼 때는 눈빛이 달라졌다. 스무살 답지 않은 성숙한 마인드는 정녕 '괴물'다웠다. 올림픽에서 메달 욕심보다는 어떻게 지구촌 최대 축제를 즐기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항상 최선을 다하면서 올림픽을 즐겼으면 좋겠다"는 모친 이순재씨의 손편지가 최민정에게 큰 영향을 끼쳤다.
그러면서 "스타트가 아직 부족하다. 출발할 때 외국선수보다 늦어 레이스를 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스타트를 보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민정은 국내선수 중 세계선수권 1위의 자격으로 오는 4월 국내선발전을 거치지 않고 2018~2019시즌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이에 대해 최민정은 "부상 치료와 회복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새 시즌 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을 가야 하는데 언니가 학교를 다녀 계획이 이뤄질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최민정은 지난달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500m에서 2위로 들어왔지만 석연찮은 실격 판정에 한바탕 눈물을 쏟았다. 그러면서 "손을 짚고 나가는 게 진로방해면 손을 안 짚고 나가겠다. 더 '꿀잼'이지 않을까 싶다"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리고 최민정은 예고대로 1500m에서 압도적인 레이스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꿀잼 최민정 선생'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최민정은 "내 경기를 보면서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분들이 많았다. 편지도 받았다. 좋은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2년 만에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은 그렇게 이뤄진 것 같다"고 전했다. 인천공항=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