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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웃음으로써 주변 모두에게 웃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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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랑은 심석희(21·한체대)-최민정(20·성남시청)-김예진(19·평촌고)과 함께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 나섰다. 한국은 4분7초361을 기록, 이탈리아와 캐나다를 제치고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김아랑의 역주가 돋보였다. 중간 레이스에서 우리나라의 순위를 앞으로 당긴 주인공이다. 김아랑의 스퍼트 덕에 한국 여자 쇼트트랙 3000m 계주는 독주를 이어갔다. 8차례 올림픽 무대에서 무려 6차례나 금메달을 따냈다. 특히 1992년 알베르빌 대회부터 2006년 토리노 대회까지 4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2010년 밴쿠버 대회 때는 중국에 금메달을 넘겨줬지만 4년 뒤 소치 대회에서 곧바로 정상을 탈환한데 이어 이번 대회까지 2연패에 성공했다. 김아랑은 심석희와 함께 소치대회에 이어 계주에서만 2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고양=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소감은.
(김아랑)올림픽 출전하기 전에 이 자리에서 인터뷰를 했었다. 그 때 고양시와 함께 해서 좋고 응원에 보답하겠다고 했었다. 그 말씀에 보답드린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곽윤기)17일 간의 여정이 끝났다. 마음이 후련하다. 최 성 시장님과 함께하는 올림픽에서 최고에 오르고 싶었지만 죄송하다. 너무 따뜻하게 격려해주셔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베이징까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가 든다. 앞으로 잘 준비해서 3전4기 하겠다.
-퇴촌 후 어떻게 지냈나. 경기 후 최 성 시장도 언급했는데
(김아랑)퇴촌을 했지만 3월 세계선수권 때문에 다시 훈련을 해야 한다. 진천선수촌에 내려가서 다시 훈련을 시작하고 있었다. 시장님은 고마웠던 분들을 언급을 하다가 생각이 났다. 그냥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많이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셨다. 올림픽 준비하면서 내가 맏언니였다. 처음이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그런 자리에 있다보니 주변 언니, 오빠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힘들 때마다 나도 위로를 많이 받았다. 나이가 많다보니 나는 위로를 받을 게 없더라. 선배들에게 받았다. 올림픽 끝난 지금은 맏언니라는 부담을 내려놓고 편하게 생각을 하고 싶다. 즐기고 싶었다.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지금 즐기고 운동하고 있다.
(곽윤기)김아랑이 앞에 다 이야기를 했다. 올림픽 준비하면서 맏형이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웠다. 너무 운이 좋게 훌륭한 동료들을 만났다. 잘 치렀다. 나를 잘 이끌어줬다. 기댈 곳이 많았다. 남자 쇼트트랙 계주는 아쉽지만 후배들이 소치의 설욕을 해냈다. 내가 특별히 아끼는 김아랑이 계주에서 좋은 모습 보인 것 같아서 기특하다.
-훈련 외 시간에 후배들과 무엇을 하는가.
(김아랑)아시는 분은 아실텐데 진천선수촌은 정말 외지에 있다. 주변에 거의 아무 것도 없다. 안에 놀이시설이 있지만 훈련 끝나면 다들 피곤하다. 유일하게 스트레스 풀 수 있는 게 먹는 것이다. 맛있는 것 사오면 다 같이 먹는다.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한다.
-맏형 리더십에 대해선.
(곽윤기)친구처럼 허물 없이 지내려고 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오히려 팀이 뭉쳤다.
-베이징올림픽 목표. 그리고 중국 선수가 남자 쇼트트랙 넘어져서 기분 좋았다고 했는데.
(곽윤기)그 사실을 지금 알았다. 그 선수가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모르겠다. 그 선수는 한국인 코치에게 배운 제자다. 별 생각 안 든다. 베이징올림픽은 아직 4년이란 시간이 있다. 세 번째 준비고 세 번째 도전이다. 이제야 올림픽을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터득했다고 할까. 몸관리 예민하고 세심하게 잘 해야 한다. 잘 된다면 그 동안 못했던 개인전에 나서서 금메달 뿐 아니라 여태 부재였던 계주 정상을 꼭 되찾고 싶다.
(김아랑)베이징올림픽 4년 남았다. 앞서 윤기 오빠가 했던 말도 내 생각과 같다. 베이징 전에도 많은 대회들이 있다. 그 대회 하나, 둘씩 최선을 다해 치르면서 다시 한 번 재정비하며 준비하겠다. 잘 해서 베이징올림픽 출전 선수에 선발되면 그 때 목표를 생각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자라나는 후배들을 위해 맨발을 보여줄 수 있는지. 그리고 조언.
(김아랑)나는 발 보다는 내 얼굴에 있는 흉터가 조금 더 여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냥 내가 여러 인터뷰에서도 이야기를 했다. 나도 내가 그런 생각할 줄은 몰랐다. 부상을 했을 때 다른 분들이 얼굴을 걱정했다. 원래 발목, 허리 아프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 부모님도 걱정을 많이 했다. 나는 선수로서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래서 얼굴 흉터를 보여주고 싶다.
(곽윤기)사실 다른 운동선수들 보면 발이나 특정 종목에 고된 흔적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게 있다. 다른 선수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민망할 정도로 발이 깨끗하다. 질문 듣고 살짝 민망했다.(웃음) 후배들이 외형적인 것 보단 선배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 봐준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다.
-노란리본 논란이 있었는데.
(김아랑)이 부분에 대해선 올림픽 기간 이미 말씀을 드렸다. 드릴 말씀이 없다.
-대회 끝나고 자신을 알아보는 시선 많이 달라졌나.
(김아랑)아직 선수촌을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확 느껴지진 않는다. 미디어 분들이나 그런 분들에게 질문을 많이 받을 때 그런 부분을 느끼는 것 같다.
-고양시청, 최 성 시장에 바라는 점.
(김아랑)여기에서 이야기를 해야 시장님이 잘 들어주시겠죠?(웃음) 갑자기 이야기하려니…. 그냥 지금도 너무 잘 해주셔서 그 부분은 생각나면 나중에 개인적으로 말씀드리겠다.
-문재인 대통령을 존경한다는데.
(김아랑)우리나라 국민이다 보니 국민으로서 문재인 대통령님을 존경하고 있다. 나 뿐만 아니라 축하를 받고 격려 말씀을 들었다. 경기장에 오셔서 응원해주신 게 큰 힘이 됐다. 특별한 올림픽 됐다.
-아버지 업무용 트럭에도 스스럼 없이 타던데.
(김아랑)우리 아버지 차를 왜 부끄러워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포상금으로 차를 바꿔드리려고 한다.
-원래 많이 웃는가. 미소천사 호칭 부담스럽지 않나.
(김아랑)원래 잘 웃긴 한다. 그래도 주변에 정말 좋은 분들이 많아서 밝은 모습을 유지하지 않았나. 여러 힘든 일 겪으면서 사소한 것 하나에도 감사함을 가지게 됐다. 그 후 웃음이 많아졌다. 미소천사라고 하시는데 약간 나는 좋다.(웃음) 웃는다는 건 사람들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웃음으로써 주변 모두에게 웃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
-모지수 감독에게 한 마디.
(김아랑)감사 인사 드리고 싶은데 많이 부끄러워하신다. 이런 진지한 이야기를 못 들으신다.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많은 고생하시고 올림픽 기간 중에도 잠도 불편히 주무시면서 우리 많이 케어해주셨다. 감사드린다. 그런 좋은 분들이 계셔서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곽윤기)모지수 감독님과 5년째 함께 하고 있다. 어쩌면 정말 모지수 감독님은 아버지처럼 편하고 잘 해주신다. 늦은 나이에 지금까지 운동하고 있는 것도 감독님 덕분이다. 감사 인사 전하고 싶은데 진짜 쑥스러움을 많이 타신다. 감사 인사 전하면 부끄러워하시더라. 오늘 영상 꼭 보셨으면 좋겠다.
-훈련 과정이 힘들었다는데. 진통제도 많이 복용한다던데.
(김아랑)선수들 모두 공통적으로 부상, 성적부진을 힘든 점으로 이야기 한다. 나도 비슷하다. 나의 경우엔 기대에 못 미치는 계속 내다보니까 선발전 한 번 뛰고 나서 주변에서 안 좋은 말도 들려서 힘들었다. 그냥 묵묵히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바닥부터 준비한다는 마음으로 하다보니 좋은 성적 낸 것 같다. 올림픽 가까워지면서 훈련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진통제를 많이 먹긴 했다. 허리 통증이 심했다. 새벽에 일어나자마자 먹었다. 빈 속에 먹었다.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게 진통제였다. 오후 운동할 때 먹고 심할 땐 자기 전에도 먹었다. 대회 끝난 지금은 양을 줄였다.
-두 선수가 절친한데. 둘이 어떤 관계인가.
(곽윤기)어떤 관계가 뭐에요?(웃음) 내가 너무 아끼는 후배다. 마음 속으로 너무 잘 됐으면 하는 후배 중 하나다. 이번 올림픽은 잘 풀렸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이 힘들어했다. 내가 항상 심심치 않은 위로를 해줬다. 힘들 땐 그 위로를 잘 모른다. 올림픽 되니까 입장이 바뀌더라. 아랑이가 위로를 내게 해줬다. 아랑이는 자기보다 나이 많은 사람 괴롭히는 것을 좋아한다. 나를 괴롭힐 때 되게 좋아한다. 진짜 미소는 그 때 나온다.
(김아랑)윤기 오빠랑 함께 대표 생활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훈련 내외적으로 보고 배우는 게 많다. 멘탈적으로도 의지를 많이 하는 선배다. 훈련 정말 힘들 때도 약간 좀 의지하고 믿을 곳이 있으면 힘이 나듯이 시합 때도 조언 많이 해주신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 대표팀 생활 하면서 도움이 큰 선배라고 생각한다. 같이 있으면 되게 재미있다. 되게 많이 웃기다. 참 이상한 게 운동할 때 오빠처럼 하다가 놀 때는 막 되게 귀찮다.(웃음) 오빠는 내가 괴롭힌다고 하는데 나는 내가 놀아주는 것이다. 이렇게 스스럼 없는 사이다.
-SNS 팔로워 많이 늘었나. 그리고 북측 선수들과 에피소드 없었나.
(곽윤기)이것에 대한 인터뷰를 다른 선수가 한 것을 봤다. 나는 수고했다 이런 이야기고, 다른 동생들은 외모 지적을 하더라. 팔로워는 이번 대회 끝나고 모든 분들이 해주셨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많은 분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셔서 위로를 받았다.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아랑)윤기 오빠와 같은 생각이다.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거기에 대해서 정말 좋은 보답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수들하고 그렇게 재미난 에피소드 보단 놀란 게 있다. 스케이트 훈련 외에 지상 훈련 때 같이 했는데 자세 같은 부분이 우리나라 선수들과 비슷하고 잘 잡혀져 있는 자세가 예쁘더라. 그 부분에 대해선 놀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