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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의 이변은 없었다.
첫 경기에서 '세계랭킹 11위' 슬로바키아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평가받은 OAR에 3대2로 이겼다. 이어 펼쳐진 경기에서도 '15위' 슬로베니아가 '5위' 미국을 3대2로 꺾었다. '6위' 체코도 '1위' 캐나다에 3대2 승리를 거뒀다. 그 중 최고의 이변을 연출한 것은 단연 독일이었다. 1932년과 1976년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것이 최고 성적이었던 독일은 이번 대회에서도 주목하는 이가 거의 없었다. 예선에서 1승2패에 그쳤던 독일은 8강 진출 플레이오프에서 스위스(7위), 8강에서 스웨덴(3위)을 꺾었다. 4강이 백미였다. 세계 최강 캐나다에 4대3 승리를 거뒀다. 독일 외무성이 "독일이 축구에서 캐나다에 졌다고 상상해보라"며 캐나다에 있는 해외 여행자에게 장난 섞인 경고문을 보냈을 정도.
결승은 돌풍의 독일과 OAR의 대결이었다. OAR의 완승이 점쳐졌다. OAR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하키리그(KHL)에서 활약 중인 선수로만 25명 전원을 선발했다. 파벨 댓숙, 일리야 코발축, 니키타 구세프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번 대회 최강으로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독일의 돌풍은 무서웠다. 1피리어드 19분59초 OAR의 비야체슬라프 보이노프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가던 독일은 2피리어드 9분32초 펠릭스 슈츠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3피리어드 13분21초 구세프에게 골을 허용하며 다시 리드를 내줬지만 13분31초 도미니크 카훈과 16분44초 요나스 뮐러의 연속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OAR은 여자 피겨의 알리나 자기토바에 이어 두번째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와 아이스하키에서만 금메달을 차지했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