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평창기자회견]이상호-김태윤"깜짝메달? 올림픽을 즐겼다"[전문]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2-25 10:32



'배추보이' 이상호(23·한체대)와 '한국 빙속의 희망' 김태윤(24·서울시청)이 25일 오전 강릉올림픽파크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에서 금메달보다 빛난 은메달, 동메달의 행복감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이상호는 24일 강원도 평창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벌어진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깜짝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한민국 설상 새 역사를 썼다. 한국 스키가 1960년 스쿼밸리올림픽(미국)에 도전을 시작한 이후 58년 만에 처음으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태윤은 2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레이스에서 꿈의 동메달을 따냈다. 소치올림픽에서 30위에 그쳤던 김태윤이 4년만에 기적 같은 성장을 보여줬다. 1분08초22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500m 금메달리스트' 키엘트 누이스(네덜란드, 1분07초95), '500m 금메달리스트' 호바르 로렌첸(노르웨이, 1분07초99)에 이어 3위에 올랐다. 8년전 밴쿠버올림픽에서 선배 모태범이 은메달을 딴 이후 8년만에 값진 동메달을 따냈다. 아래는 평창올림픽에서 큰 기쁨을 안겨준 두 청춘, 이상호와 김태윤과의 기자회견 전문이다.
강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메달 소감은?

[이상훈코치]D-100일 이런 분위기였다. 자신있게 설상 첫 메달 만들수 있다 약속했는데 약속을 지키게 돼 감사하고 행복하다.

[이상호]평창올림픽 시작 전에 많은 분들이 많은 관심, 응원 해주셨다. 보답하고싶어서 부담도 많이 됐다. 이겨내고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보답하는 시합이 돼서 좋은 추억으로 남았다.

[김태윤]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게 돼서 기쁘다. 남은 선수생활 더 열심히 좋은 성적 내고 끝내도록 노력하겠다.


-이상호 선수 포상금 어떻게 쓰실 건지

아직은 들어오지 않았다. 사실 일단 포상금 받긴 하겠지만 제가 관리하고 사용하기엔 너무 큰돈이라 현재로선 부모님께 관리 부탁드리려 한다. 나중에 제가 선수생활 할 때 좋은 쪽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이상호 선수 평창올림픽 메달 확신했는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예상을 하고 있었다고 하면 자만인 것같다. 확신하고 있었다기보다 연습때만큼 하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시합에 임했다.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경기 늦게 잡혀 있어서 힘들지는 않았는지

사실 처음에는 시합을 준비하는데 오래 걸리겠구나 했지만, 저 말고도 다른 대한민국 선수단 분들 경기 보면서 생갭다 올림픽을 즐겼다. 응원도 많이 하고 집에서 훈련 끝나고 즐겼다.

-휘닉스파크에 이상호 선수 이름딴 슬로프 만들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동의 안할 이유 없다. 선수이름 달리는 슬로프는 최초다. 이상호와 알파인스노보드를 기억해주실 것같아서 감사하고 좋은 일이다.

-평행대회전 익숙치 않다.

1차전에서 유리하게 타자 2차전에서 불리한 코스도 생긴다. 합산하면 느린 경우가 나온다. 예선성적이 8등 이후로 나오면 16강부터는 라인을 초이스할 수 없다. 간혹 있는 일이다. 똑같은 경우, 레드 블루가 한번씩 이길 때도 있지만 4강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한 블루코스에서 0.01초차로 슬로베니아 선수 이긴 경우는 잘 일어나지 않는 경우다. 그 부분에서 감동이었다.

-배추보이 닉네임 어떻게 생각하나 배추선물 받았다.

배추들은 외국인코치님이 채식주의자라서 기쁘게 기부했다. 배추보이 닉네임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 하면서 불러주셨는데 배추보이라는 닉네임이 제가 올라오기까지 저를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닉네임이다.

-김태윤 선수 원하는 닉네임은?

호빵맨이라는 귀여운 별명이 있다. 다른 닉네임은 필요치 않다.

-김태윤선수 깜짝 동메달 성과 냈다. 다음 목표가 있다면?

이번에 평창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많은 공부를 했다. 어떻게 스케이트 잘 탈지 알게 됐다. 내년 시즌 잘 탈수있도록 벌써 준비하고 있다. 제 자신을 기대하고 있다. 놀 계획만 세웠다.

-이상호 선수, 4강에서 0.01초 차 승리, 골인하는 장면에서 손가락을 내리셨다고 한다. 골인 빨리하기 위한 전략은? 잘 통했나?

4강에서는 0.01초로 상대를 이겼는데 서로 기록을 다투는 종목이라 흔한 일이다. 0.5~6초 정도 차이 날 때는 여유있게 피니시할 수 있지만 0.01초 차이일때는 넘어질 각오를 하고 최대한 손을 피니시라인 쪽으로 내뻗는다. 손을 뻗는 게 다다. 전략은 없었다. 블루에서 불리한 코스를 탔지만 피니시에서 이건 모르겠다, 혹시 넘어져서 다치더라도 조금이라도 더 뻗어서 0.01초라도 줄여보자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김태윤 선수, 먹는 거 좋아하는데 동메달 따고 먹고 싶었는 것 마음껏 먹었는지.

국내대회가 남아 있어서 더 좋은 기록 내고 시즌 마무리 하고 있다.입촌했을 때부터 올림픽을 즐기고 있다. 어제 매스스타트 응원하러 가서 친구, 후배들과 멋진 경기 구경 잘하고 왔다.

-김태윤 선수, 만 24세다. 올림픽에 군 문제가 걸려있는데 동메달 따서 어떤 기분인지.

기분은 경기장에서 충분히 표현했다. 너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많은 부담감에서

-이상훈 코치님, 제1의 이상호가 나왔다. 제2-3의이상호 나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대표팀은 세계 정상급이다. 특히 남자들은 그렇다. 밑에 선수들과 차이가 있다. 내셔널컵, 대륙간컵도 만들어서 후배들이 우리와 합동훈련하면서 기량을 키워나갈 때 가능하다. 우리협회가 이부분을 회의해서 후보팀에서 이런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이상호 선수 배추밭에서 지금까지 온 과정 보면서 눈물 흘리셨다. 이상호선수에게 배추밭이란?

배추밭을 개량해서 스노보드를 탄 것이 시작이었다. 제 성격상 좋아하고 즐길 수 없는 것은 끈기있게 못한다. 쉽게 포기한 것이 많다. 스노보드는 제 인생에서 해본 것중에 가장 설레고 재밌었던 것이다. 그걸 배추밭에서 처음 맛보게 됐다.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알려주셨던 코치님들께서 어린 저를 잘 이끌어주셨다.

[이상훈 코치]어릴 때 첫 기억이 있는 배추밭이 좋은 기억이라, 멘탈적으로 행복한 자존감이 높다. 그런 부분이 잘 형성돼서 첫 출전하는 어린 선수, 신성이 메달 딸 만한 강한 멘탈을 갖출 수 있었다. 사랑하고 하고 싶은 운동을 하면서 좋은 멘탈이 형성됐다.

-김태윤 선수, 깜짝 메달의 비결은?

비결은 당연히 준비했겠지만 메달까지는 생각도 안했다. 톱10안에만 들자는 생각이었다. 마냥 올림픽이라는 축제를 즐기다가 긴장도 많이 안했다. 관중들의 응원도 너무 도움이 됐다. 모든 게 잘 맞아서 좋은 메달을 딸 수 있었다.

-이승훈 선수가 나를 넘는 후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이승훈 선수 종목은 다르지만 형들이 좋은 말을 많이 해준다. 좋은 마음가짐으로 이끌어준다. 너무 좋다.

-이상호 선수, 행복하게 하는 운동이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어떻게 행복하냐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스노보드를 탈 때는 정말 아무리 힘들거나 체력적, 멘탈적으로 힘들어도 훈련여건이 안좋고 날씨가 안좋아도 제가 스노보드를 탈 수만 있다면 행복할 정도다. 스노보드 때문에 가장 행복했던 적이 많지만 제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스노보드를 타면서 스노보드 때문에 부담감, 스트레스도 크다. 그게 제일 힘들었다. 제일 좋아하는 스노보드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그게 제일 부담도 됐고 힘들었지만 그걸 스노보드를 통해 좋은 쪽으로 생각하게 되고 행복하게 되고 그렇게 순환이 됐다 .

-이상훈 코치, 이상호 선수 개인의 역량도 있지만 이 종목이 정상급으로 올라가게 된 요인은?

스피드 계열, 연기 계열로 나뉜다. 스피드 계열을 아시아인 체형, 신체조건은 떨어질 수 있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신체조건에서 평균 이상이다 . 아시아 선수 스피드 계열에서 메달 나온 것은 시스템의 힘이다. 대한체육회도 전담팀을 만드는 시스템을 만들어줬다. 전문인력, 외국인 코칭스태프 4명 시스템이 갖춰져서 전문성을 두고 선수들을 케어하면서 팀 분위기를 즐겁게 행복하게 해줬다. 섬세한 종목이다. 아침에 2시간 훈련하는데 스트레스 없이 훈련하도록 해왔다. 선수, 코치간의 전문화된 신뢰가 올림픽 메달로 이어졌다.

-김태윤 선수, 강릉오벌에서 최다 메달 획득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에게 강릉오벌은?

모든 선수들이 처음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잘 안맞아도 잘 맞춰서 준비하는 경기장이었다. 사후활용은 경기장이 좋아져서 국내대회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김태윤 선수, 동메달 행복감이 더 크다는데 어떠셨는지.

제게 메달색은 중요하지 않았다. 동메달 너무 값진 동메달이었다. 금메달, 은메달 딴 선수보다 기뻐서 표현도 많이 했다. 전혀 아쉽지 않았다. 다음 올림픽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서 은, 금메달 따면 좋겠지만 이번 올림픽을 준비했던 것처럼 욕심보다 즐기는 마음으로 하겠다.

-메달을 만들 수 있다 했었는데 약속을 지켰다. 몇%나 확신했나? 약속을 지킨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

[이상호]메달 가능성 질문 받을 때마다 가능성 충분하다 답했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올시즌 월드컵에서 지난시즌보다 저조했지만 올림픽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면서 5-6년간 사용했던 장비를 바꿨다. 그게 좋게 작용했다. 월드컵 성적 신경쓰지 않고 가능하다고 언제나 코치님과 함께 생각했다. 어제 메달을 목에 걸었음에도 불구하고 자고 일어나면 꿈일 것만 같았다. 잠들기 무서웠다. 그 정도로 자신감을 있었지만 따고 나니 믿을 수 없이 기뻤다. 누구 하나 알아주지 않는 종목에서 아무도 모를 때부터 도와주신 협회, 롯데, 대한 체육회, CJ분들이 너무 도와주셨고 응원해주신 분들이 너무 많다. 감사함을 어떻게 전해드려야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 시합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관중분들이 피니시를 하거나 시상대 올라설 때 환호해주신 게 너무 감동이었다. 그런 응원, 환호 처음이었다. 이종목 하기 잘했다. 운동하기 잘했다는 자부심도생겼다.

[김태윤]인터뷰 때마다 깜짝 메달을 따겠다고 자신감 있게 말했는데 자신감은 없었다. 노력해서 메달 따게 돼서 너무 좋다. 말했던 약속을 지키게 돼서 너무 기쁘다. 아직 실감이 잘 안난다. 첫날은 너무 설레고 그랬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가라앉은 느낌이어서 메달을 딴 건지 지금은 잘 모를 정도로 편하고 차분하다.

-이상호 선수, 앞으로의 목표는?

앞으로의 목표는 평창동계올림픽 출전한 모든 선수들 같을 것같은데 신나게 마무리를 즐기고 휴가도 즐기고 싶다.

-두선수 모두 올림픽 직전 월드컵 성적이 좋지 않았고, 장비를 바꾸는 과감한 도전을 했고, 올림픽 실전에서 성공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상호]이번 시즌 월드컵성적이 지난 시즌보다 장비도 올림픽 한시즌 앞두고 제 장비중에 5가지가 있다. 부츠, 보드위에 올리는 플레이트를 바꿨다. 신형으로 바꾼 거지만 부츠는 제가 원래 사용하던 브랜드를 4-6년 정도 사용한 것을 새로 나온 부츠를 테스트했는데 제가 구사하는 라이딩에 적합하고 이걸 바꿔서 제가 올림픽 전까지만 적응을 해내면 지금보다 좋은 기록 내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코치님과 상의도 많이 했다. 리스크도 컸던 모험이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김태윤]제가 메달 딴 1000m 종목에서 월드컵에서 성적이 좋았던 적은 없었다. 장비 바꾼 것은 선배들도 바꿨다가 실패한 장비로 바꿨다. 너무 타보고 싶어서 고집부려서 바꿨다. 잘 맞는 것같아서 짧은 기간이지만 잘 적응해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잇었다 이 장비로 쭉 은퇴할 때까지 사용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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