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평창기자회견]이상화 "베이징올림픽? 아직은 먼얘기...1-2년은 더 뛸 것"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2-19 15:01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미터 경기에서 은메달을 딴 이상화가 19일 오후 강릉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상화가 밝게 웃으며 답변하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19/

"베이징올림픽? 아직은 먼 이야기. 1-2년은 더 뛸 것같다."

'빙속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가 19일 오후 2시30분 강릉올림픽파크 내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은퇴에 대한 생각을 미뤘다.

이상화는 18일 오후 8시56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펼쳐진 평창올림픽 여자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37초33(100m 10초20)의 기록으로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32·일본, 36초94)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2014년 소치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안방' 평창올림픽에서 빛나는 은메달로 아시아 선수 최초의 올림픽 3회 연속 메달 위업을 썼다.

이날 30분여의 기자회견에서 이상화는 자신의 심경을 솔직담백하게 털어놨다. 아래는 이상화ㅇ와의

-베이징올림픽 출전 가능성은?

어제 경기가 끝났다. 아직 먼 이야기 같다. 나중에 다시 이야기해드리겠다.

-하룻밤 자고 나서 어제와 기분이 달라진 게 있다면?


똑같다. 올림픽 끝나면 어떨까 생각했다. 그때마다 울컥했다. 경기가 끝나고 상황을 되돌아보면 똑같이 울컥하다. 똑같이 눈물을 흘릴 것같다.

-고다이라 나오와 비교했었고 어제 끝나고 반전처럼 두분의 관계가 절친하다는 게 강조가 됐다. 대회전에는 그런 생각이 없었던 것같다

올림픽을 함께 준비하면서 저도 예민했고 그 선수도 예민했다. 올림픽이 끝났으니 다 내려놓고 축하를 주고 받았다.

-어제 펑펑 우셨다. 눈물의 의미를 다시 되돌아본다면?

이제 모두 끝났구나 하는 생각, 지난 4년간 준비한 생각, 압박감 부담감이없어지면서 펑펑 울었다다. .

-쉬면서 하고 싶은 일은?

알람이 7개 정도 맞춰져 있는데 그 알람들을 다 끄고, 먹고 싶은 거 먹고싶은 거 다하면서 쉬고 싶다. 다 내려놓고 쉬고 싶다.

알람 7개는 새벽 오전 오후 야간으로 나뉘어진 알람이다. 일어나는 시간, 낮잠 자는 시간, 운동나가는 시간, 낮잠 자는 시간, 운동나가는 시간 등

-고위 임원이 와서 컨디셔닝에 지장을 받았다는 설은?

이미 일어나 있었고 컨디셔닝에 전혀 영향 받지 않았다. 격려하러 오신거다.

-힘들었던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히면?

소치 금메달 끝나고 기자회견 할 때 4년 뒤에도 금메달 따실 거죠 질문한 기자분이 계셨다. 4년후에 딸 수 있을까요 대답했다. 소치에는 정상에 있었고 세계신기록도 세웠고 제 몸이 워낙 좋았다. 스케이트 타는 것이 너무 쉬웠다. 부상이 겹치면서 감을 잃었다. 감 찾기까지 오래 걸렸다. 힘든 시간을 보냈다. 지금 여기까지 끌어올린 것 자체가 제게 큰 과정이었다.

-이미 레전드라는 팬들의 말에 감동받았다고 했다.

제가 작년부터 은메달 시작으로 은메달로 마무리했는데 약간 은메달 따면 죄인이 된 기분이 든 적이 많았다. 제 친구가 보내준 댓글로 힘이 됐다. 링크에도 저를 위한 문구가 걸려있었다. 그런 작은 한마디가 위안이 됐다. 그걸로 위안이 됐다.

-#난나야 해시태그의 의미는? 알람은 오늘은 끄셨는지.

알람은 어제 다 껐다. 난나야 해시태그는 나오와 굉징히 많이 비교됐다. 저를 향한 메시지로 만든 것이다. 주변사람 의식하기 싫어서 제 갈길을 가겠다는 저만의 주문을 외웠다.

-가족 보며 무슨 생각 했나

경기전 부모님 좌석 확인했다. 부모님 오신 것이 처음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을 부모님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했다.

-밴쿠버 삼총사 이승훈, 모태범에게 어떤 응원을 받았나.

승훈이는 힘내라고 했고 태범이는 떨지 말고 서둘라고 했다. 저는 떨린다고 했다. 위로과 격려를 많이 해줬다.

-은메달을 오빠에게 선물할 생각이 있는지

네. 은메달도 색깔이 너무 예쁘다. 소장가치도 있다. 금메달보다 더 소중하게 간직할 것같다. 캐나다 3년 살면서 어차피 그 집에 있는 짐을 빼러 캐나다에 가야 한다. 올여름에 어머니와 함께 갈 예정이다.

-세계신기록이 깨질 것같은 생각은?

올림픽신기록이 깨줄 줄 알았다. 빙질이 소치보다좋았다. 36초 후반 생각했기때문에 놀랍지 않았다. 내 세계신기록도 깨질 것이다. 그 기록을 갖고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김연아 선수와 절친한데 메시지를 주고 받았나.

메시지를 주고 받았다. 이제 내려놓고 편히 쉬고 곧 만나자고 했다.

-힘든 시간을 견뎌왔는데. 은퇴를 유보한 이유는?

거기까지 생각안했봤다. 당장을 생각하지 미래를 미리 생각하지 않았다. 일단 1-2년은 할 것이다. 4년 후는 모르겠다. 나중에 결정할 문제다.

-문자 몇개나 봤나. 경기 영상을 봤는지.

문자 1000개가 왔다. 경기영상은 보지 않았다. 마지막 코너에서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그걸 보면 더 아쉬울 것같았다. 먼 훗날 진정되면 볼 것같다.

-고다이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저보다 나이도 많은데 1000m를 포기하고 500만 탔는데 그선수는 전종목을 했다. 대단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누가 1등을 하고 2등을 하고를 상관없이 격려해주는 마음이 대인배라고 느꼈다.

-감사하고 싶은 분?

케빈 코치님, 이석규 코치님, 제가 캐나다 한국 왔다갔다 했는데 물심양면 잘 챙겨주셨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금메달이 아니어서 속상하지만 은메달로 칭찬해줬으면 좋겠다.

-올림픽 이후 계획은?

나오는 올림픽 이후 대회가 있어서 같이 놀지는 못한다.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갈 예정이다.

-알람 7개 맞추고 사는 동안 힘든 순간 어떻게 견뎠나.

저에 대한 자부심으로 견뎠다. 아직 2개의 금메달이 있고 세계신기록도 세웠고 그 자부심 하나로 버텼다. 3번의 올림픽 경험이 있어서 4번째 올림픽도 노련하게 이겨냈다.

-조 배정 됐을 때 소감은? 생일선물 받고 싶은 것은?

조배정받았을 때 마지막이 아니길 바랐다. 15조라 너무 좋았다. 인코스, 아웃코스 상관없었다. 제 앞조에 나오선수가 있다는 게 부담이 됐다. 그친구 기록을 들을 수 있으니까. 함성이 커서 듣지 못했다. 그래서 초반 스피드 낼 수 있었다. 받고 싶은 선물은 꼭 집어 말씀은 못드리겠다.

-이번 올림픽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뛰었나.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몸상태가 나태해진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생각 안했다. 올림픽 끝나고 시합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렇게 나태하지지 않고 은메달 땄다.

-올림픽전에 스스로 100점이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가?

저는 100점이다. 포기할 수 있었는데 재활하고 좋아지는 저를 보면서 아직도 건재하다 느꼈다. 저희는 월드컵이 아닌 올림픽이 목표였다. 목표대로 올라가는 저 자신에게 100점을 주고 싶었다.

-1-2년 더하면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같나?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올림픽 부담이 컸다. 1-2년 더한다면 순위에 상관없이 재미있는 스케이팅 할 것같다.

-부모님 보면서 울컥하는 것같았다.

올림픽 현장을 함께해서 더 울컥했다. 경기전에 보이더라. 이미 거기 계신 걸 알았다. 일부러 찾아가서 손인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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