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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컬링은 1년 전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결승전(2월 24일), 한국은 라이벌 중국에 5대12로 크게 깨졌다. 잘 했지만 은메달. 우리나라 스킵 김은정은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당시 무리한 경기 일정에 피로와 감기가 겹치면서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우리 여자 선수들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그날의 패배가 가슴에 깊게 박혔다.
김민정 감독은 중국전을 맞아 스킵(주장) 김은정을 비롯해 김경애(서드·바이스 스킵) 김선영(세컨드) 김초희(리드) 그리고 후보 김영미로 구성됐다. 4경기 동안 리드를 맡았던 김영미가 벤치를 지키는 대신 김초희가 리드를 맡았다. 김영미와 김경애는 자매 사이. 김영미-김은정, 김경애-김선영은 의성여고 동기동창이다. 경북체육회 소속인 이들은 '팀 킴' '의성 마늘 소녀'로 불린다. 중국은 스킵 왕빙위가 이끌었다. 왕빙위는 중국 컬링에서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다.
노란 스톤을 잡은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중국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중국은 실수를 연발했다.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한국은 1엔드부터 기선을 제압했다. 후공으로 중국의 샷 미스를 틈타 3점을 획득했다. 한국은 선공한 2엔드 1점을 중국에 내줬다. 3-1.
중국은 후공으로 나선 6엔드에 2점, 7엔드 1점을 얻어 10-5 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한국은 8엔드를 2점을 추가해 중국의 패배를 받아냈다.
김선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중국전) 상대가 누구인지 신경쓰지 않았다. 작년 아시안게임 (중국전)도 신경쓰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승리해서 기쁘다"면서 "우리는 휴대폰을 (감독님에게) 자진 반납한 상태라 외부 소식을 잘 모른다. 선수촌에선 외부 TV 방송이 안 나온다. 기사 댓글도 못 본다"고 말했다.
김민정 감독은 인터뷰 도중 울컥해 살짝 눈물을 보였다. 그는 "우리 선수들은 상대 보다 우리가 준비한 플레이를 하려고 집중하고 있다. 아직 4강 PO 생각은 안 한다. 매 경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6차전 상대는 예선 선두 스웨덴(세계랭킹 5위)이다. 19일 오전 9시5분에 맞대결한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남은 4경기서 2승만 추가하면 4강 진출 안정권이다"고 말한다. 남은 상대는 스웨덴, 미국,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덴마크다.
이번 올림픽 여자 컬링(4인조) 경기는 10개국이 9개 경기씩 풀리그를 치른 후 상위 4팀이 플레이오프를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개최국 한국을 포함, 캐나다, 덴마크, 일본, 중국, O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스웨덴, 영국, 스위스, 미국이 출전했다. 컬링 4인조는 팀별로 스톤 8개를 사용하며 10엔드로 승부를 낸다. 강릉=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