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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스키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스노보드 선수가 세계적인 스키 선수들을 모조리 제치고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기 때문이다. 체코 여자 스노보드 스타 에스터 레데카(23)가 기라성 같은 스키어들을 누르고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우승했다. 그것도 '스키 요정' 미카엘라 시프린(미국)이 사용했던 스키를 타고 이룬 결과물이다. 시프린은 후원사 '아토믹(스키 브랜드)'으로부터 새 스키를 받았고, 헌 스키가 레데카에게 돌아간 것이다. 시프린은 피로 누적 때문에 이번 대회 슈퍼대회전을 건너뛰었다.
또 다른 BBC 해설자 에드 레이는 "배드민턴과 테니스에 빗댈 수 있다. 이론상 스키와 스노보드는 똑같다. 하지만 전략과 기술은 정반대이다. 레데카는 알파인 스키만 하면서 성장하지 않았다. 그는 스키와 스노보드 둘다 했다. 두 스포츠를 완벽하게 하고 있다. 슈퍼대회전 우승은 놀라온 결과물이다. 만약 그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도 우승한다면 정말 놀랄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레데카는 22일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 예선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 알파인 스키 대회전에서 23위를 기록했고, 알파인 스키 여자 복합(활강+회전)에도 나갈 예정이다. 한마디로 스키와 스노보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만약 레데카가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도 우승할 경우 올림픽 스키와 스노보드에서 우승하는 첫번째 선수가 된다.
레데카의 주전공은 스노보드다. 보드는 어릴적부터 탔다. 이미 월드컵과 월드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이번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 우승 후보 중 한명이다.
스키 슈퍼대회전을 시작한 건 2016년부터다. 종전 최고 성적은 19위였다.
그는 "내 기록을 보고 뭔가 잘못 된 줄 알았다. 다른 사람 기록과 바뀐 줄 알았다. 난 스피드는 두렵지 않았다. 슬로프를 타고 내려가는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레데카의 할아버지(얀 클라팩)는 체코슬로바키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로 1968년 그르노블올림픽에서 은메달, 1964년 인스브루크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다.
평창=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