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평창 피겨]'피겨왕자'의 선언 "내가 돌아왔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2-16 15:14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 쇼트 프로그램 경기가 16일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렸다. 일본 하뉴 유즈루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강릉=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8.02.16/

"제가 돌아왔습니다. 여러분께 하고 싶었던 말이었습니다."

하뉴 유즈루(일본)의 외침이었다. '피겨왕자'가 돌아왔다. 하뉴는 16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63.18점에 예술점수(PCS) 48.50점을 합쳐 111.68점을 얻었다. 하뉴는 지난해 9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CS 어텀 클래식 인터내셔널에서 기록한 시즌 베스트이자 개인 베스트, 그리고 세계신기록(112.72점)에는 아쉽게 미치지 못했지만, 부상 후 첫 경기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연기였다. 하뉴는 "많은 분이 응원해주셔서 힘을 얻었다. 모든 연기 과제에 만족한다"며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있었지만 괜찮았다. 부상에서 돌아와 올림픽 무대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는 점에서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일본팬들의 함성 속 하뉴는 5그룹 첫번째로 연기를 펼쳤다. 쇼팽의 '발라드 넘버1'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하뉴는 첫 점프과제였던 쿼드러플 루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이어 플라잉 카멜 스핀과 체인지 풋 싯 스핀으로 연기를 이어간 하뉴는 트리플 악셀로 전반부 연기를 마쳤다. 마지막 점프과제인 '필살기' 쿼드러플 토루프-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멋지게 수행한 하뉴는 스텝 시퀀스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연기를 마쳤다. 경기장을 찾은 많은 일본팬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푸우 인형이 빙판 위에 쏟아졌다. 정리하는데만도 한참 시간이 걸릴 정도였다. 하뉴는 "여러분들의 응원 때문에 부상에서 극복한 것"이라며 "다만 오늘 아침 훈련에서 (첫 번째 연기 과제인)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시도하다 실패해 불안감이 있었는데, 클린 처리해 기쁘다"라고 말했다.

하뉴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 남자 싱글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지난 시즌까지 의심할 여지 없는 최강자였다. 정확성과 예술성을 고루 겸비했다는 평가다. 2013~2014시즌부터 2016~2017시즌까지 4년 연속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했다. 쇼트프로그램(112.72점)과 프리스케이팅(223.20점), 총점(330.43점) 최고점 기록도 모두 가지고 있다. 귀공자같은 외모로 많은 팬까지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하뉴는 지난해 11월 그랑프리 4차 대회를 앞두고 오른 발목을 다쳤다. 하뉴는 이후 모든 대회를 포기하고 올림픽에만 집중했다. 하뉴는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매일 내가 해야할 것에 대해 생각했고 준비도 충분히 했다. 꿈의 퍼포먼스를 보여드릴 생각만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홈 분위기 못지 않은 엄청난 환호 속 마침내 선보인 연기, 하뉴는 역시 하뉴였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던 하뉴는 딕 버튼(미국·1948, 1952년 대회) 이후 66년 만에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하뉴는 17일 같은 장소에서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친다.


강릉=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바로가기[스포츠조선 페이스북]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