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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스타]'스켈레톤 황제'보다 인기 두 배, 가나 출신 프림퐁 스타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8-02-08 13:08


아콰시 프림퐁. 평창=김진회 기자

한 눈에 띄었다.

피니시 지점에 도착한 뒤 썼던 헬멧을 벗자 흑인 선수가 등장했다. 스켈레톤에선 생소한 장면이었다. 주인공은 가나 출신의 첫 스켈레톤 선수 아콰시 프림퐁(32)이었다.

프림퐁의 올림픽 출전 소식은 이미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프림퐁은 2006년 토리노 대회에 출전했던 타일러 보타(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아프리카 출신 올림픽 스켈레톤 선수로 역사에 남게 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난 7일 비공식 훈련에서 프림퐁에게 쏠린 인기였다. 금메달 유력후보 윤성빈이 진천선수촌에서 훈련 중이기 때문에 이날 가장 '핫'한 선수는 '스켈레톤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34·라트비아)가 될 것 같았다.

예상은 들어맞는 것 같았다. 두쿠르스는 두 차례 연습주행을 마친 뒤 공동취재구역에서 국내외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졌다.

하지만 두쿠르스의 인기는 프림퐁의 인기에 절반도 되지 않았다. 프림퐁을 인터뷰하겠다는 국내외 취재진의 폭발적인 요청이 쏟아졌고 프림퐁은 약 30~40분간 공동취재구역을 떠날 수 없었다.

네덜란드와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 프림퐁은 환한 웃음과 함께 적극적인 인터뷰로 추위에 떨던 국내외 취재진을 녹였다.

"나의 꿈이 시작된다"며 감격스러운 표정을 지은 프림퐁은 "춥지만 영하 14도 때보다는 나은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경기를 할 때 추운 것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에너지를 받는다"고 밝혔다.



어렵게 돌아왔다. 가나에서 태어난 프림퐁은 8세 때 어머니가 일하러 간 네덜란드로 건너가 단거리 육상선수로 뛰었다.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유타밸리대학교에서도 육상선수 생활을 했다. 부상으로 육상을 접은 프림퐁은 봅슬레이로 전향, 네덜란드대표팀에 출전했지만 올림픽은 다른 얘기였다. 2014년 소치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생계를 위해 미국의 진공청소기업체 외판원으로 일을 해야 했던 프림퐁은 올림픽 출전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해 2015년 스켈레톤을 시작했다. 그리고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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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 출전에는 확실한 목표가 담겨있었다. "가나 출신으로는 첫 번째이고 아프리카에선 두 번째 동계올림픽 출전이다. 무엇보다 흑인의 장벽을 뛰어넘어 도전했다는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그러면서 "누구나 내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흑인의 장벽을 깼다는 것에 첫 번째 의미를 두고 싶다. 그리고 역사적인 가나 출신 스켈레톤 선수로서 가나의 스켈레톤계의 문을 열었다는 것에 두 번째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은 개인적인 목표인데 이번 올림픽 경험을 살리면 4년 뒤 누가 알겠냐. 가나의 첫 메달을 딸 수 있을지"라며 원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프림퐁은 한국 기업에게 고마움도 전했다. 그는 "스폰서가 없어 훈련을 못할 때 한국 기업이 나를 따뜻하게 해줬다"고 전했다. 재정난으로 인해 세계적인 기업들을 향해 5만7000달러(약 6000만원)를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던 프림퐁을 도운 건 현대자동차였다. 미국 유타 주에 있는 현대자동차 대리점인 '머독 현대 머레이'에서 자동차를 후원해준 덕분에 프림퐁은 훈련과 대회 출전을 수월하게 할 수 있었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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