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평창 인사이드]백지선호, 파워플레이 살려야 산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02-04 13:21



과제는 명확해졌다. 파워플레이(상대 페널티로 인한 수적 우세)를 살려야 한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세계랭킹 21위)은 3일 인천선학링크에서 열린 카자흐스탄(17위)과의 평가전에서 1대3으로 패했다. 백지선호는 지난달 30일 진천선수촌 소집 훈련을 마무리하고 1일부터 인천으로 장소를 옮겨 마지막 전력 담금질에 돌입했다. 이번 경기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본선 전까지 치르는 4차례의 평가전 중 첫번째 평가전.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초점은 역시 테스트였다. 백 감독은 지난해 1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7년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 대회와 달라진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김기성 김상욱(이상 안양 한라)과 마이크 테스트위드(하이원)로 이뤄진 1라인 공격진은 그대로였지만 나머지 공격 2~4라인의 구성은 모두 바뀌었다. 디펜스 조합도 이돈구-에릭 리건(이상 안양 한라)를 제외한 3개 조합에 모두 변화를 줬다. 올림픽을 앞두고 최적의 조합을 가동하기 위해서였다.

전술적으로도 실험을 펼쳤다. 1피리어드 14분35초 이돈구(안양 한라)가 선제골을 넣었다. 디펜시브존에서 퍽을 잡아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했고 김기성과 에릭 리건으로 연결된 패스를 이돈구가 잡아 오펜시브존 왼쪽 서클로 치고 들어가며 날린 강한 리스트샷이 그대로 골 네트를 갈랐다. 이후 백 감독은 골리 맷 달튼을 빼고 공격수를 한 명 더 투입하는 '엠티넷 플레이'를 펼쳤다. 보통 경기 막판 만회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펼치는 전술이지만, 연습경기인만큼 상황에 상관없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다양한 실험 속 백지선호는 성과까지 가져가지는 못했다. 3피리어드에서 내리 2골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카자흐스탄이 2진급이었던만큼 아쉬운 패배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가장 잘 살려야 하는 '파워플레이'에서 이렇다할 소득이 없었다는 점은 더 아쉬운 결과였다. 한국은 이날 1피리어드 16분45초에 첫 번째 파워플레이 기회를 잡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2피리어드 3분 57초에 야로슬라브 에브도키모프의 크로스 체킹 반칙으로 두번째 파워 플레이 기회를 잡았지만 아쉬운 숏핸드디골(수적 우세 상황에서의 실점)을 허용하며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득점까지 연결할 수 있는 확실한 패턴플레이가 눈에 띄질 않았다.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 캐나다(1위), 체코(6위), 스위스(7위)와 함께 A조에 속했다. 현역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실력이나 경력에서 몇수위의 상대들이다. 실질적으로 노려 볼 수 있는 것은 기회가 왔을때 잡는 것이다. 파워플레이는 우리의 가장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카자흐스탄전에서 보여준 모습은 다소 실망스러웠다. 물론 오랜만의 실전경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우리가 무엇을 준비한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색깔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웠다. 백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오랜만에 실전 경기에 나섰다"며 "이런 평가전을 여러 번 해봐야 감각이 올라온다"고 결과에 개의치 않았다.

한국은 5일 오후 9시 같은 장소에서 카자흐스탄과 2차 평가전을 치르고, 8일 오후 7시에는 슬로베니아(인천선학링크), 10일 오후 2시에는 러시아와 평가전(안양실내링크)을 갖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