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함께 하는 남북 단일팀은 어떤 모습일까.
다행히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서먹했던 분위기는 금세 풀렸다. 만난 지 며칠 되지 않아 벌써 언니, 동생 하면서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다. 머리 감독은 '남남북남남북' 순으로 라커를 배정해 선수들의 빠른 화합을 유도했다. 선수들은 함께 식탁에 앉아 밥을 먹으며 빠르게 가까워졌다. 지난달 28일과 29일에는 북한의 진 옥과 최은경의 깜짝 생일 파티가 열리기도 했다. 링크 밖에서부터 시작된 훈풍은 훈련으로 이어졌다. 조직력 극대화를 위해 한국 선수 2명 당 북한 선수 1명을 붙여 훈련을 돕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훈련 작전 용어와 지도 체계가 달라 북한 선수들이 이해하지 못할 때는 한국 선수들이 곧바로 북한 선수들에게 달려가 1대1로 상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박철호 코치와 기존 남한 코칭스태프간의 호흡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생갭다 빠르게 팀이 안정을 찾아가자 머리 감독은 최적의 조합을 찾는데에 집중하고 있다. 머리 감독은 평창올림픽에서 매 경기 북한 선수 12명 가운데 3명을 출전시켜야 한다. 머리 감독은 28일 합동훈련 때부터 각 라인에 북한 선수 1~2명을 포함시키고 있다. 처음 훈련을 한 28일부터 계속해서 35명의 선수들을 고르게 섞어 다양한 조합을 실험 중이다. 당초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 3명을 4라인에 활용하겠다고 했다. 머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몇 년 동안 호흡을 맞췄기 때문에, 북한 선수들은 1~3라인보다 4라인에 배치시킬 것을 고려 중"이라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습과정과 분위기를 보면 바뀔 여지도 있다. 북한 선수들의 실력이 생갭다 나쁘지 않기 때문. 단일팀 자체 경기에서도 북한 선수들이 골을 기록하기도 했다. 머리 감독도 북한 선수들의 빠른 전술 이해도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비 위주로 올 것으로 보였던 북한 선수단에 공격수가 더 많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남북 단일팀은 스웨덴전을 치른 후 곧바로 강릉으로 이동해 선수촌으로 들어간다. 드디어 베일을 벗는 단일팀, 평창을 향한 시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