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봅슬레이·스켈레톤대표팀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준비에 빨간불이 켜졌다. 올림픽 트랙 정보가 고스란히 유출됐다.
봅슬레이·스켈레톤은 소위 '주행 라인'이 중요한 종목이다. 트랙에서 '라인'을 어떻게 타느냐에 따라 메달 색이 바뀔 수 있는 만큼 평창 트랙에서 훈련을 가장 많이 한 한국 팀의 주행라인은 모든 경쟁국들이 눈독을 들일 정도로 중요한 정보다.
따라서 그간 대표팀은 트랙에 관해 유독 말을 아꼈다. 지난해 10월 미디어데이에서 이 용 총감독이 "트랙(커브 등)에 대해서는 올림픽 이후 자세히 답변하겠다"고 할 정도로 정보 유출은 메달 획득을 위해 반드시 막아야 했기 때문이다.
중요성을 인지한 다수의 언론사들 또한 그간 보도를 자제하며 트랙 정보 노출을 막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번 S방송국 C기자의 보도로 인해 '승부처' 2번 코스의 주행 라인이 적나라하게 유출되는 사태가 발생하며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됐다.
연맹도 '해당 보도를 접하고 대표팀은 그간의 노력이 물거품이 돼 허탈해했다'며 '사기가 저하는 둘째 치고 앞으로의 훈련 진행이 어렵게 됐다'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실제 대표팀은 해당 커브 주행 라인을 잡기 위해 혹한의 날씨 속에서도 수백 번의 주행을 실시했다. 현재 대표팀의 훈련과 올림픽 준비가 한창인 트랙 내부의 촬영은 연맹 및 조직위 유관 단체 간의 허가 절차가 완료되어야만 가능하다.
하지만 확인 결과, 절차 없이 촬영과 방영이 이루어졌다. 차후 이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트랙 정보 유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연맹은 그 동안 트랙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10월에는 평창에서 열린 국제훈련기간 중 조직위원회가 '홈팀의 이점'인 트랙 4개 구간 속도를 역대 올림픽 개최국 사상 이례적으로 참가국 전원에게 제공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연맹은 '조직위와 해당 방송국 기자 및 해설위원에게 경기장 출입, 촬영 목적과 그 절차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청한 상태'라며 진위파악에 나섰다.
그러면서 트랙 정보 보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31일 예정됐던 미디어데이도 취소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이 연맹의 입장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