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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 현(58위·삼성증권 후원)이 개인 통산 메이저대회 첫 16강 진출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지난해 6월 프랑스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3회전(32강)에 이름을 올린 정 현은 이번에 생애 두 번째로 3회전까지 진출한 데 이어 16강 고지까지 밟았다.
정 현은 이번 대회에서 이형택(42·은퇴)이 2000년과 2007년 US오픈에서 달성한 한국 선수 메이저대회 단식 최고 성적(16강 진출)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형의 복수전'에 나선 즈베레프는 정 현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이날 상대한 알렉산더 즈베레프는 정 현의 첫 경기 상대였던 미샤 즈베레프의 동생이다. 정 현(22)보다 한 살 어린 1997년생이지만 이번 대회 4번 시드를 받은 우승 후보다. 어린 나이에도 투어 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했는데 이 가운데 무려 5번의 우승을 지난 시즌 달성한 다크호스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정 현 앞에서는 뒷심이 부족했다.
3세트 들어 정 현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지만 몇 차례에 걸쳐 사이드 라인 아웃 실책을 범하며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하는 등 패색이 짙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4세트와 5세트에 무서운 집중력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 여기에 강심장 여유까지 앞세워 상대의 체력을 고갈시켰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