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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 날개 고민, '상병' 홍 철-김태환이 풀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8-01-16 21:07


◇김태환(가운데).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홍 철.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지금까지 신태용호의 날개는 '무풍지대'였다.

변화가 없었다. 왼쪽엔 김민우(상주) 김진수, 오른쪽엔 최철순(이상 전북 현대) 고요한(FC서울)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11월 A매치를 앞둔 시점부터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수비라인 구성을 '사실상의 본선 조합'으로 규정하면서 변화의 가능성은 점점 희미해졌다. 하지만 4명의 선수들이 비슷한 플레이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유연한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려운 약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이 개막되는 6월까지 남은 시간이 있었음에도 신 감독이 일찌감치 수비라인에 신뢰를 보인 것이 경쟁력 약화란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선도 있다. 본선 전까지 남은 기간동안 경쟁체제 구축의 실마리를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유다.

그런 면에서 신 감독이 15일 공개한 터키 전지훈련 명단에 오른 '상주 듀오' 홍 철(28)과 김태환(29)의 발탁은 의미심장하다. 홍 철은 신 감독이 키워낸 인재다. 성남 일화(현 성남FC) 재임 시절이던 2010년 성남에 입단한 홍 철은 그해 왼쪽 윙백으로 22경기를 뛰면서 단숨에 주전으로 도약했다. 탄탄한 수비 뿐만 아니라 뛰어난 공격 수행 능력으로 신 감독의 총애를 받았던 선수. 그동안 A대표팀 왼쪽 윙백 후보군에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데다 신 감독이 누구보다 잘 아는 선수다.

김태환은 측면 공격수 출신이다. FC서울과 성남을 거쳐 2015년 이적한 울산 현대에서 오른쪽 윙백으로 변신해 두각을 드러냈다. 공격수 출신 답게 뛰어난 돌파와 크로스, 결정력을 발휘했다. 수비에서는 특유의 근성을 앞세운 플레이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 선수는 지난 2010년 나란히 K리그에 데뷔한 '프로 입단 동기'다. 뿐만 아니라 2016년 12월 나란히 군에 입대해 상주에서 병역의무를 수행 중이고, 오는 9월 '동반 제대'를 앞두고 있다. 신태용호의 터키 전훈에 나란히 부름을 받은 점도 이채롭다.

하지만 대표팀 입성이 곧 주전 발탁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신 감독은 이들 외에 기존 측면 자원인 김진수 최철순 고요한을 그대로 불러들였다. 군입대로 신병훈련 기간인 김민우만 제외됐다. 신 감독은 명단발표 기자회견을 통해 "불가피하게 빠지게 된 선수들의 자리를 새로운 선수들이 채우게 됐다"며 앞서 잡은 기틀을 흔들 생각이 없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팀을 위해 희생하고 한 발 더 뛰는 선수, 빠르게 팀에 녹아들면서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를 원한다"고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군생활의 끝자락에서 생애 최고의 기회 앞에 선 홍 철과 김태환. 상주 소속으로 2015년 호주아시안컵 준우승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이정협(현 부산)에 이은 '제2의 군대렐라'를 꿈꾸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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