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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것은 결과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내용도 잡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17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중국 쿤산스포츠센터에서 치르는 호주와의 최종전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번 대회는 A~D조로 나눠, 각 조 1, 2위팀이 8강에 진출한다. 한국은 지지만 않으면 8강에 오를 수 있다. 하지만 8강행만으로 만족할 수 없다. 지금껏 보여준 것보다 더 화끈하고, 더 정제된 경기력으로 두 경기에서 쌓인 팬들의 불신을 잠재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선수 기용부터 변화를 줘야 한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가장 잘 뛰는 위치에 넣어야 한다. 일단 공격쪽에서는 윤승원(서울) 카드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윤승원이 섀도 스트라이커 자리에 들어가면서, 이번 대회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조영욱(서울) 한승규(울산)의 활용법이 애매해졌다. 조영욱은 왼쪽 측면보다는 가운데, 한승규는 3선보다는 2선에서 더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윤승원의 왼발이 아깝다면 서울에서 주로 뛰었던 왼쪽 측면에 기용하는 것이 나아보인다.
전술에는 4-2-3-1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 김 감독은 앞선 두 경기에서 전술에 맞춘 선수교체를 단행했다. 스리백, 파이브백 등으로 밀집된 수비를 뚫기는 역부족이었다. 투톱에 잘어울리는 박인혁(FK보이보디나) 등의 카드가 있는만큼 4-4-2로의 변화도 염두에 둘만하다. 제주도에서 훈련한 4-3-3 등을 상황에 맞춰 꺼내야 한다. 공격 루트도 중앙 보다는 측면 쪽으로 방향을 돌릴 필요가 있다. 앞선 두 경기, 위협적인 찬스를 만든 장면에서 모두 어김없이 측면이 살아났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단 두 경기만을 치렀지만, 분위기는 벼랑 끝 승부다.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호주전 시원한 승리는 필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