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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성적은 중요하지 않았다. 볼트로 시작해 볼트로 끝났다.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오롯이 그를 위한 밤이었다.
그럼에도 모든 찬사는 볼트에게 쏟아졌다. 시작부터 볼트였다. 오후 6시. 경기장 인근 스트라포드 역은 인산인해였다. 자메이카 국기를 들도 나선 이들이 많았다. 볼트 가면을 쓴 이들도 보였다 대부분 볼트의 마지막 개인 레이스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볼트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200m에는 나오지 않는다. 100m가 볼트의 마지막 개인 레이스였다.
준결선 볼트는 여유로웠다. 중반 이후 스퍼트를 냈다. 그리고 골인 직전 주위를 둘러본 뒤 속도를 줄였다. 9초98. 전체 2위로 결선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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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직전. 장내는 조용해졌다. 그리고 탕. 볼트는 역시 스타트가 늦었다. 1m95의 장신인만큼 출발 반응 속도는 느릴 수 밖에 없었다. 중반 이후 치고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대 선수들을 떼어내지 못했다. 마지막 순간 볼트는 머리를 앞으로 내밀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9만여 관중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 다들 전광판을 응시했다. 5초간 정적이 스타디움을 지배했다.
'위너 : 저스틴 게이틀린.' 볼트는 3위였다. 야유가 터져나왔다. 미국 취재진 그리고 성조기를 든 관중들만 박수를 쳤다. 이내 전 관중들이 '우사인 볼트'를 연호했다. 볼트는 어쩔 줄 몰라했다. 그리고는 자메이카 국기를 들고 트랙을 돌며 인사를 전했다. 사진 기자와 중계 카메라도 볼트를 따랐다. 1위를 한 게이틀린, 2위를 한 콜먼(이상 미국)은 관심 밖이었다. 둘은 성조기를 들고 트랙을 돌았지만 쏟아지는 야유에 머쓱한 표정으로 믹스트존을 향했다.
남은 것은 볼트를 위한 시간이었다. 볼트는 인사를 하며 트랙을 돌았다. 그리고는 결승선 앞으로 향했다. 자신이 뛰었던 레인에 무릎을 꿇고 입을 맞췄다. 일어났다. 팔을 벌렸다. 특유의 '번개 볼트 세리머니'를 펼쳤다. 관중들은 열광했다. 두 번 더 번개 볼트를 보여줬다. 마지막인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는 관중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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