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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AG 金' 노리는 백지선호, 평창올림픽 희망까지 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2-12 19:07



선수들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1년 뒤 꿈을 꿔도 되겠다'는 희망이 싹 텄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2017년 KB금융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를 성공리에 마쳤다. 이번 대회는 국내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국제친선 아이스하키대회다. 세계랭킹 13위의 강호 덴마크와 19위의 헝가리, 그리고 '숙명의 라이벌' 일본이 참가했다. 만만치 않은 팀들을 상대로 백지선호는 확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승1패, 순위는 3위였지만 얻은 것이 더 많은 대회였다.

동양인 최초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우승컵을 들어올린 백 감독은 한국 아이스하키를 빠르게 바꿔 나갔다. 공격수인 브락 라던스키, 마이크 테스트위드, 마이클 스위프트와 수비수인 브라이언 영, 에릭 리건, 골리(골키퍼) 맷 달튼 등 귀화 선수가 팀의 중심을 잡았고, 아시아리그 등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린 국내 선수들도 백 감독의 지도 아래 한단계 업그레이드됐다. 국제대회에서 조금씩 가능성을 보여줬다. 작년 4월 폴란드 세계선수권에서 일본에 21경기(1무 19패) 만에 첫 승리를 거뒀고, 11월에는 헝가리에서 열린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에서 오스트리아와 헝가리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가까이는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나아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위한 리허설이었던 이번 대회에서 백지선호는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였다. 대표팀은 덴마크와의 1차전에서 4대2 승리를 거두며 기분좋게 출발했다. 한국 아이스하키의 사상 첫 덴마크전 승리였다. 2차전이었던 헝가리전에서는 2대5로 패했다. 이유가 있었다. 테스트위드, 리건, 달튼 등을 빼고 치른 경기였다. 이번에 소집한 32명의 선수들에게 고른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다.

승패를 오갔지만 한국만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줬다. 빠른 스케이팅을 바탕으로 한 조직적인 경기로 유럽의 강호들을 흔들었다. 백 감독이 추구하는 시스템 하키가 점점 완성도를 높였다. 11일 일본전은 그 정점이었다. 리건, 스위프트, 김원준의 릴레이 골이 터지며, 일본에 3대0 완승을 거뒀다. 한국은 일본에 2연승을 달리며 자신감까지 더했다.

백지선호는 19일 개막하는 동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아이스하키 역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개최국 일본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등 만만치 않은 상대가 있지만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기량이라면 그 어느때 보다 가능성이 높다. 평창올림픽에 대한 희망도 키웠다. 지금과 같은 상승세라면 8강행도 허황된 목표가 아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 백지선호가 이번 대회에서 얻은 최고의 수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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