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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심석희-'신예' 최민정, "괴물이라 불리는 기분이요?"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12-17 14:01



"'괴물 여고생' 별명 기분 나쁘냐고요? 좋은 뜻에서 붙은 별명이잖아요."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에는 2명의 '괴물 여고생'이 있다. '새로운 여왕' 심석희(세화여고)와 '새로운 강자' 최민정(서현고)이 주인공이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여왕' 등극에 성공한 심석희는 올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까지 13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민정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성인 국가대표로 선발된 신예다. 지난시즌 심석희를 보는 듯한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민정은 2차 대회 1500m에서 심석희가 동메달을 목에 건 사이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컵 개인종목 첫 금메달을 따냈고, 3차 대회 1000m에서도 심석희가 2위에 오른 가운데 정상에 올랐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두 '괴물 여고생'의 질주 속에 세계 정상을 이어가고 있다.

두 선수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희망이기도 하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평창올림픽에서 쇼트트랙 금메달 5개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김선태 감독은 "일단 여자는 심석희 최민경이 건재하다. 선수들이 나이도 어리고 가능성 있어서 500m를 제외하고 모두 딸수 있다 생각한다. 남자는 장거리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만큼 1500m와 계주에서 금메달이 가능할꺼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여자부를 맡고 있는 여준형 코치도 "심석희는 장거리가 좋다. 최민정은 순발력이 있어서 순간 스피드가 좋다. 두 선수를 잘 이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다"고 했다.

그러나 꽃다운 여고생의 입장에서 '괴물'이라는 별명은 거북할수도 있다. 둘은 상관없다며 웃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17일 서울 목동아이스랑크에서 열린 2014~2015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미디어데이에서 이구동성으로 "'괴물여고생'이라는 별명 기분 나쁘지 않다. 좋은 의도로 붙여주신 별명인만큼 오히려 감사하다"고 웃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라이벌' 보다는 '동반자'임을 강조했다. 심석희는 "같이 운동하면 도와줄 부분이 많다"며 "민정이가 들어와서 편하게 말할 수 있는 동생이 생겼다. 확실히 편해진 부분이 많다"고 했다. 최민정은 "석희 언니를 이기겠다는 마음 보다는 내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로 부러운 점도 말했다. 심석희는 "민정이는 아웃으로 치고 나가는게 확실히 좋다. 왼발도 좋다"고 했고, 최민정은 "속도를 죽이지 않고 코스로 나가는 움직임이 좋다. 레이스에서도 확실히 노련하다"고 했다. 홈에서 열리는 경기인만큼 남다른 각오도 보였다. 심석희는 "월드컵 2, 3차 대회에서 개인전 금메달이 없었다. 부족한 점을 최대한 보완한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최민정은 "첫 시즌이라 기대를 안했는데 생갭다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외국선수들이 확실히 힘과 순발력이 좋더라. 경험 쌓는다는 마음으로 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잘나가는 여자부와 달리 남자부는 여전히 부진의 늪을 걷고 있다. 남자 대표팀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 12년만의 '노메달'이라는 부진을 겪었다. 최근 조금씩 부활의 기미가 보인다는 점이 희망적이다. 신다운(서울시청)이 월드컵 3개 대회 연속 금메달 행진을 펼치고 있고, 서이라(한국체대)는 1차 대회 1000m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기세를 올리고 있다. 그간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곽윤기(고양시청)도 3차 대회 500m에서 1위에 올라 부활을 알렸다. 김 감독은 "우리가 왜 작년에 문제였는지 대화를 통해 파악하고 있다. 선수들이 자신감이 떨어져 있어서 자신감을 주는데 주력했다. 1~3차 월드컵을 치렀는데 어느정도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스피드를 낼 수 있는 기술적 부분 등을 보완 중이다"고 했다. 신다운은 "윤기형이 가세하며 '정신적 지주'처럼 팀을 이끌고 있다. 부진을 만회하고 싶다"고 했고, 곽윤기는 "누구보다 이번 시즌을 열심히 준비했다. 상대들이 우리의 방식을 잘 알고 있는만큼 더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다. 평창올림픽까지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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