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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장일치 국회통과'체육유공자법 표류,왜?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4-10-08 18:44


27일 오후 인천 계양아시아드 양궁경기장에서 2014 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여자 단체 결승 한국과 대만의 경기가 열렸다. 금메달을 따낸 석지현(왼쪽)과 김윤희가 고 신현종 감독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9.27.

지난해 12월 31일 극적으로 통과된 '대한민국 체육유공자법'이 표류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에리사 의원이 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법률안, 일명 '대한민국 체육유공자법'은 법안발의 1년 4개월만에 만장일치(재석 228인, 찬성 228인)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10월 터키세계양궁선수권 현장에서 뇌출혈로 사망한 신현종 감독의 사망원인이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판정되며, 보상받을 수 없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국회와 체육인들 사이에 조속한 법안 통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국가대표 선수 및 지도자들이 훈련이나 국제경기 중에 사망 혹은 중증 장애를 입게 되는 경우, 국가대표보상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대한민국 체육유공자로 지정되고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는 소식은 열악한 아마추어 스포츠 현장에서 조국의 이름으로 청춘을 바쳐가며 몸사리지않고 뜨거운 땀을 흘려온 스포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였다. 지난달 27일 인천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컴파운드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최보민(30·청주시청)과 석지현(24·현대모비스) 김윤희(20·하이트진로)는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뻗었다. 생애 마지막 순간, 악천후 속에 수첩을 들고 제자들의 점수를 기록하다 세상을 등진 하늘의 스승, 고(故) 신현종 감독을 향한 눈물의 세리머니였다.

그러나 지난 7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 체육유공자법'이 시행기한인 7월 29일을 두 달 이상 넘긴 지금까지 시행되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법안을 발의한 '태릉선수촌장' 출신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은 강력한 유감의 뜻과 함께 시정을 촉구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김종덕 장관을 상대로 주무부서인 문체부가 좀더 적극적으로 대응해 협의를 진행하고, 빠른 시일 내 '대한민국 체육유공자 제도'가 시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리사 의원실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보훈처의 반대와 문체부의 수수방관으로 인해 법률 시행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체육진흥법상 대한민국 체육유공자는 국가대표선수·지도자가 국제경기대회 경기나 훈련 중 사망 또는 중증장애(장애1급)를 입은 경우에 한해서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보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보훈처는 대한민국체육유공자가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보상을 받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고, 문체부는 국가대표 선수·지도자들의 권익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체육유공자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못하고 수수방관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보훈처는 여·야 국회의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국회 결정을 부정하며 국회의 권위에 정면으로 도전하고 있는 것이며, 문체부는 담당 부처로서의 책임을 심각하게 방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문체부가 대한민국 체육유공자 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각종 지원들이 제외됐고, 보상급여도 부양가족수당과 고령수당이 제외된 상태로 추진되고 있는 실정에서 국가보훈처는 보상금여 중 연금부분도 국가유공자의 70% 수준으로만 지급하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현상황을 설명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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