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와 함께 승마를 하다가 운명을 달리한 김형칠 선배에게..."
무엇보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대회 종합마술 경기 도중 불의의 낙마사고로 숨진 故 김형칠의 한을 씻는 쾌거였다. 전재식은
"저희와 함께 승마를 하다가 운명을 달리한 김형칠 선배에게..."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울먹이다 "대회에 나설때마다 항상 마음이 무거웠는데 이제 마음이 조금 가벼워진 것 같다. 끝나고 김형칠 선배 묘에 가서 자랑 한 번 하겠다. 감사하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많은 관중분들이 찾아와서 뜻밖에 많은 박수들을 받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런 플래쉬 세례도 받아던 것 같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언제 또 이런 순간을 누릴지 모르겠다"며 감격스러워했다.
2관왕을 달성한 송상욱에게 이번 금메달은 더욱 특별했다. 송상욱은 30년간 열정하나로 버텨온 '노력파'다. 평범한 서민 가정에서 태어난 송상욱은 몇배나 비싼 말을 타고 나서는 동료들과 매번 힘든 싸움을 벌여야 했다. 더 좋은 말을 제공해주는 곳으로 팀을 여러번 옮기기도 했다. 힘든 생활에 도움을 준 것은 다름아닌 故 김형칠 선배였다. 김형칠의 사고 이후 종합마술에 도전하려는 새내기 승마인이 크게 줄자 마사회는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송상욱과 방시레, 전재식 3명을 독일로 보내 6개월간 장기 전지훈련을 할 기회를 줬다. 송상욱은 이 기간 독일의 최고 수준 대회인 라이더스 투어에서 한때 1위를 달리기도 하는 등 기량을 크게 끌어올렸다. 송상욱은 "크로스컨트리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 김형칠 선배 생각이 많이 났다"며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사고가 날 때 내가 경기를 하기 바로 직전에 선배가 뛰어서 사고가 났고 내가 이후에 뛰었다. 그때 꼭 금메달로 보답을 하고 싶었는데 안됐고, 2010년 광저우대회 때도 실패를 했다. 그래서 이번에 2관왕으로 이렇게 보답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