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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천재' 방귀남(31·남양주시청)이 드디어 꿈에 그리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방귀만은 2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유도 단체전에서 '맏형'으로 팀을 이끌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카자흐스탄과의 결승전에서 0-1로 리드를 허용한 상황에서 방귀만이 극적인 업어치기 절반으로 두 번째 판을 따내며 분위기를 한국쪽으로 가져왔다. 오른 엄지손가락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한 '맏형' 방귀만의 활약에 후배들이 화답했다. 내리 세 판을 더 따내며 4대1로 승리를 거두고 시상대 맨 꼭대기에 섰다.
이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66㎏급에서 73㎏급으로 체급을 올렸지만 이번에는 '2인자'가 됐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이원희와 후배 왕기춘을 넘지 못했다. 2010년에는 이탈리아월드컵에서 다른 나라 선수가 건네준 음료수를 무심코 마셨다가 도핑테스트에 걸려 2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비운의 연속이었다.
방귀만이 인생은 2011년 결혼 이후 달라졌다. 2012년 징계에서 탈출해 2년만에 치른 복귀전인 코리아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인천아시안게임만 보고 달려왔다. 그 사이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그리고 마침내 단체전 8강에서 오른손 엄지가 탈구되는 부상을 안고도 금메달을 획득하며 꿈을 이뤘다.
"가족이 보고싶다." 금메달을 따낸 방귀만은 가족을 떠 올렸다. 이어 조인철 남자 대표팀 감독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복귀할때 기대반, 우려반이었는데 조인철 감독님이 나를 믿고 훈련을 시켜주셨다. 단체전 금메달로 보답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전 동메달이 아쉽지만 단체전 금메달로 한을 풀었다. 그러나 방귀남은 '비운'의 꼬리표를 떼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올림픽 무대가 남아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1회전 탈락의 아픔을 12년 뒤 풀 작정이다. 방귀남은 "아직 비운을 떼지 않았다. 다음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준비하겠다. 앞으로 체력을 더 끌어올려서 2년간의 공백을 훈련으로 만회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