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의 신' 양학선(22·한국체대)가 몸상태가 좋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단체전 은메달을 안겼다.
양학선은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둔 지난 19일 훈련도중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도약대를 향해 뛰어가다가 도중에 주저앉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근육통 정도로 여겼던 양학선 역시 통증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해지자 당시 훈련을 중도에 그만두고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서는 정밀 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했으나 양학선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밀 검진에 2시간 정도 걸린다는 얘기를 들은 양학선은 그렇게 한가롭게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훈련장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양학선은 아시안게임 전부터 남자 기계체조 단체전 금메달에 욕심을 드러냈다. 대회 목표를 묻는 질문에 도마 2연패보다 단체전 금메달을 앞세울 정도였다. 자신에게 집중되는 스포트라이트를 대표팀 동료들에게 나눠주고 싶었고, 또한 금메달의 영광과 혜택을 누리게 해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난 뒤 양학선은 믹스드존 인터뷰에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잘 했던 것 같다. 분위기가 좋았다"며 "마지막 착지 동작에서 조금 흔들렸던게 아쉬웠다. 훈련량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양학선은 이날 부상을 고려해 필살기인 '양학선'과 '양학선2' 대신 그보다 난도가 한 급수 낮은 '여2'와 '로페즈'를 선보였다. 오는 25일 열리는 개인 결승에서 난이도가 높은 기술을 쓸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몸 상태에 따라 다르다"고 했다. 그는 "일단 어떤 기술을 쓸지 확실히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다"며 "제 몸 상태가 되지 않으면 그 기술을 못 쓸 것이고, 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부상 정도에 대해선 "단체전이 끝나고 긴장이 풀리니까 다시 통증이 느껴진다"며 얼굴을 지푸렸다. 그러나 양학선은 도마 개인 예선 1위를 차지한 북한의 리세광(29)과의 맞대결에 대해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4년 전 잘하는 선수였다. 그 사실 때문에 위축되지는 않는다"며 "승부를 겨뤄야하는데 당연히 자신 있다"고 말했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