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런던올림픽 이후 2년만의 첫 맞대결이다. 1분44초93, 런던에서 거짓말처럼 동시에 터치패드를 찍었다. 공동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21일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펼쳐질 박태환과 쑨양의 자유형 200m 리턴매치는 인천아시안게임 최대 빅매치다. 전좌석이 일찌감치 매진됐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수영팬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제는 5개월간 아시안게임을 준비한 라이벌 쑨양의 현재 컨디션이다. 쑨양은 지난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박태환이 출전하지 않은 바르셀로나세계선수권에서 3관왕에 올랐지만, 지난해 말 무면허 운전으로 징계를 받으며, 중국대표팀에서 퇴출됐다. 올해 3월, 징계가 해제되면서 공식훈련을 시작했다. 10㎏ 이상 체중이 불어난 모습이 화제가 됐다. 5월 중국수영선수권에서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고,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10㎏ 이상을 감량했다. 올시즌 쑨양의 자유형 200m 최고기록은 1분46초04다. 아시아최고기록은 쑨양이 가져갔지만, 올시즌 기록은 박태환이 0.39초 앞선다. 박태환은 지난해 11월부터 아시안게임 3연패를 목표로 성실히 준비해왔다. 훈련량과 자기관리에서는 박태환이 앞서 있다. 지난달 26일 마지막 호주전훈을 마치고 귀국한 박태환은 '금별 3개'가 박힌 블뤠니 패션으로 인천아시안게임 3연패의 약속을 담았다. "200-400m에서 내 최고 기록을 깨고 싶다. 그렇게 할 수 있을 것같다. 자세한 것은 직접 구경 오셔서 확인하셨으면 좋겠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지난 16일 입국해 17일부터 박태환수영장에서 훈련을 시작한 쑨양 역시 "금메달은 당연히 자신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다.
박태환에게 아시안게임은 언제나 '힐링'이었다. 2004년 생애 첫 아테네올림픽에서 실격된 후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3관왕(자유형 200-400-1500m)에 올랐다. 2009년 로마세계선수권에서 예선탈락의 아픔을 겪은 직후인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3관왕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 실격 해프닝 이후, 이번엔 인천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박태환문학수영장에서 세번째 '힐링' 레이스를 예고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