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금빛사냥이 시작된다. 사격의 김장미와 진종오가 가장 먼저 금메달을 겨냥한다. 이어 부상투혼의 유도 김재범, '강한 엄마' 펜싱 남현희가 나선다. 말 그대로 황금주말이다.
진종오-김장미, 첫금 사냥
런던 사격 스타들이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 소식을 전할 준비를 마쳤다. 20일 아침 사선에 선다. 김장미가 먼저다. 오민경(28·IBK기업은행) 정지혜(25·부산시청)와 함께 여자 10m 공기 권총 본선에 나선다. 첫 금메달의 향방은 오전 8시50분 즈음 결정된다. 3명의 점수를 합산해 단체전 성적을 매긴다. 대회 전체를 통틀어 첫 메달이 여기에서 나온다.
진종오가 바통을 잇는다. 이대명(26·KB국민은행) 최영래(32·청주시청)와 함께 남자 50m 권총에 나선다. 단체전 결과는 오전 11시 경 나온다. 금메달이 유력하다. 결선은 낮 12시 15분 시작한다. 진종오는 아직 아시안게임 개인전 금메달이 없다. 최근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는 등 몸상태도 좋다. 기대를 걸만 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김재범의 무한도전, 이 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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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베이징대회부터 부상을 달고 산 김재범의 유도인생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똑같다. 훈련을 하다 왼쪽 세 번째 손가락의 인대가 또 끊어졌다. 테이핑을 하지 않으면 손가락을 구부리기도 힘들다. 런던올림픽 때보다 더 심각하다. 나머지 손도 성한데가 없다. 유도복을 강하게 잡느라 열손가락이 모두 'S'자로 휘었다. 다른 선수들보다 유도 스타일이 격해 손 변형이 심하다. 이제 더이상 약이 들지 않아 변형 속도가 빨라졌다.
그러나 지독한 연습벌레인 김재범에게 부상과 손가락 변형은 훈장이고, 걱정이 아닌 극복의 대상일 뿐이다. 김재범은 "선수라면 부상은 누구나 다 있는 것이다. 메이저대회만 있으면 부상을 하게 된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도 분명히 부상할 것이라 생각했고 손가락을 다쳤다"고 말했다. 이어 "런던올림픽때보다 손가락 부상은 더 심한 상태지만 전체적인 몸상태는 괜찮다"며 오히려 웃었다. 인천아시안게임 출전에 앞서 지난 13일 김재범과 함께 소속팀인 한국 마사회에 인사를 하러 간 탁구 국가대표 박영숙은 자신의 SNS에 '대단하다.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라는 글과 함께 김재범의 손가락 사진을 게재했다. 목표를 위해 부상마저 넘어선 김재범의 투지는 같은 국가대표에게도 금메달감이었다.
김재범은 21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는 유도 남자 81㎏급에 출전해 아시안게임 2연패에 도전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선수로 모든 것을 다 이뤄낸 김재범이 다시 뛰는 힘은 '도전 정신'에서 나온다. "다 이뤘기 때문에 이제부터가 도전이다. 보통 목표를 이뤄내면 쉽게 그만두거나 내려오게 된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도전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1% 속에서 1%의 가치를 찾아내겠다. 내가 유도의 끝을 봤다고 생각할 때까지 도복을 입을 것이다." 김재범의 도전은 끝이 없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남현희, 엄마의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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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현희는 2006년 막내로 출전한 도하아시안게임 여자플뢰레 개인전-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에선 2관왕 2연패에 성공했다. 세번째 아시안게임, 인천에서 2관왕 3연패에 도전한다. 공익요원으로 근무중인 남편의 헌신적인 외조가 아니었다면 애당초 불가능했을 일이다.
남현희는 지난해 4월, 첫 딸 하이를 출산한 지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피스트에 섰다. '독한 엄마'라는 소리도 들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여자펜싱 사상 첫 개인전 은메달을 따낸 '백전노장' 남현희는 엄마가 된 후 더 강해졌다. 지난 1년간 태릉에서 열살 가까이 어린 후배들과 하루 4차례 훈련(새벽 오전 오후 야간)을 빼놓지 않고 소화했다. 한겨울 지옥훈련 '선착순' 달리기에서도 결코 밀리지 않았다. '강한 여자, 자랑스런 엄마' 남현희는 인천아시안게임 대한민국 선수단의 얼굴이다. 19일 개막식에서 양궁 에이스 오진혁과 함께 선수대표로 선서를 한다. 21일 고양체육관에서 펼쳐지는 여자플뢰레 개인전, 24일 단체전에서 아시안게임 2관왕 3연패의 '위업'에 도전한다. 주말 외박때마다 훌쩍 자라 있는 딸 하이, 잘 웃고, 건강하고, 씩씩해서 더 고맙고 더 미안한 딸 하이에게 금메달을 걸어주는 것이 꿈이자 목표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