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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탄스, 독립리그에서 배운 'HOCKEY IS GAME'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9-14 16:52 | 최종수정 2014-09-14 16:54



'HOCKEY IS GAME' 독립리그가 내건 이 슬로건에 가장 어울리는 팀이 된 타이탄스가 결승리그를 앞두고 기분 좋은 승리를 따냈다.

13일 제니스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14 제니스 아이스링크 한국독립아이스하키리그'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은 타이탄스는 웨이브즈에 4대3으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결승리그 진출을 자축했다. 타이탄스는 이날 경기 전 리그 참여 후 처음으로 선수들이 모여 단체 사진을 찍으면서 리그 참가를 기념하기도 했다.

타이탄스는 아이스하키 종주국인 캐나다-미국에서 대학 시절까지 아이스하키를 해왔지만, 신체적 조건이나 여러 상황 탓에 스케이트를 벗고 한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머나먼 이국땅인 한국에서 살아오면서 고향에 대한 향수를 풀고 위안으로 삼은 것도 아이스하키를 통해서였다. 각자 여러 팀에 흩어져 아이스하키를 즐기던 이들은 독립리그가 생기면서 하나의 팀으로 모였다. 독립리그 측도 타이탄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시즌이 진행되는 6개월 동안 타이탄스가 국내 선수들에게 큰 자극제가 될 것이라는 심산에서였다. 아시아리그나 상위리그를 겪어보지 못한 선수들에게 타이탄스는 새로운 경험으로 다가왔다.

타이탄스 선수들에게도 독립리그는 새로운 꿈이 됐다. 각자의 본업보다 아이스하키를 먼저 생각하기도 했다. 늦은 시간에 열리는 경기와 제 일이 겹침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리그가 먼저"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물론 시즌 초반에는 힘겨웠다. 취미로 아이스하키를 이어오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시합이 되니 만만치 않게 느껴졌다. 그러다 보니 점수 차가 벌어지면 으레 시합을 포기했고, 몸을 맞부딪히는 것도 어려워했다. 첫 승리의 꿈도 5경기 만에 이뤄졌다.

이후에도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던 타이탄스는 5라운드 이후 전력이 안정되면서 진가를 드러냈다. 총 35포인트 (13골 22도움)으로 독립리그 정규리그 포인트 1위를 달성한 라일리 호건과 2위에 오른 패트릭 디난의 공격력이 폭발하며 웨이브즈와 인빅투스 블레이저스를 괴롭혔다.

'당장 상위리그에 진출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 라일리 호건은 2라운드 제3경기와 13일 열린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고는 자신이 출전한 전 경기에서 포인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두 주포의 화력에 노장 수비수들의 노련미가 더해지며 상대의 공격을 차단했고, 아시아리그 출신의 용현호 골리와 이성준, 고현빈 등이 각각 공수에서 제 역할을 해주며 타이탄스는 성장해 나갔다.


독립리그 측도 타이탄스의 활약에 만족하고 있다. 비록 웨이브즈가 결승리그 진출에 실패하기는 했지만, 그조차도 타이탄스에 인해 리그의 수준이 끌어올려졌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웨이브즈의 함정우 주장은 "타이탄스의 북미 선수들과 함께 약 6개월간 리그를 뛰다 보니 선수 생활을 하며 내내 중요하다고 여겨졌던 경기력에 대해 다시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며 독립리그 정규리그에 대해 반추했다. 이어 "타이탄스 선수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하나가 되고 자신이 아닌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아이스하키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한구용도 "하키는 배움의 연속"이라는 말과 함께 "플레이오프는 물론이고 타이탄스와의 대결을 통해 배웠던 아이스하키를 선보일 수 있을 겨울 대회가 벌써 기다려진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60분을 전부 소화하기도 힘들었던 팀에서 우승후보로 떠오른 타이탄스는 오는 20일부터 정규리그 우승팀 인빅투스 블레이저스와 3선 2선승제의 결승리그를 치른다. 결승리그에 나오지 못하는 팀의 선수 3명을 지명할 수 있는 히든 플레이어스 제도를 통해 웨이브즈의 강다니엘과 용현종을 지목하면서 공격력을 보충하며 골 잔치를 예고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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