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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김연아는 마지막 약속을 지켰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2-21 04:33 | 최종수정 2014-02-21 04:33


21일 오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여자 피겨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렸다. 은메달을 차지한 김연아가 태극기를 든채 경기장을 돌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21.

"클린 연기로 마무리하고 싶어요."

그녀는 마지막까지 약속을 지켰다. 메달 색깔은 중요치 않았다. 선수생활의 마지막 무대, 그녀는 그토록 원했던 클린 연기로 마무리했다. 그녀의 웃음이 여운이 남는 이유다.

'피겨여왕' 김연아는 21일(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9.69점과 예술점수(PCS) 74.50점을 받아 144.19점을 기록했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기록한 74.92점(TES 39.03점+PCS 35.89점)을 합쳐 총점 219.11점을 기록했다. 1위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224.59점)에 5.48점 뒤진 은메달이었다. 올림픽 2연패의 문턱에서 아쉽게 좌절했다.

어쩌면 금메달을 바란 것은 그녀보다 우리였을지도 모른다. 김연아는 복귀를 선언한 이후 놀랄만치 성적에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소치동계올림픽의 목표를 묻는 질문에 그녀의 대답은 한결 같았다. "어떤 대회든 금메달, 은메달을 누가 받을 지 예상하는 얘기가 있다. 선수들도 인간이라 그런 부분이 신경 쓰이겠지만 떨쳐버리고 내가 준비한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 뿐이다. 결국 경기는 그 날의 운이다. 운에 맡기는 것이 오히려 편하다. 최선을 다한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받아들이겠다." 그녀 말대로 이번 은메달은 운이 따르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이 목표로 한 것은 이뤘다. 홈텃세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소트니코바의 엄청난 점수 앞에 부담이 될 법도 했지만, 강심장 답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으로 연기를 펼쳤다. 아디오스 노니노를 프리스케이팅 곡으로 결정한 후 공식 경기에서 처음으로 클린에 성공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며 끝낸 마지막, 그래서 그녀가 아름답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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