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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김연아 대 리프니츠카야 점수표 전격비교, 결론은 김연아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2-11 07:15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초반 최고의 신데렐라는 단연 러시아의 16세 피겨 신예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다.

그녀는 최고의 연기로 러시아의 피겨 단체전 우승을 이끌었다. 외신의 관심도 뜨겁다. 미국의 폭스스포츠는 '스타탄생-러시아 리프니츠카야의 인상적인 올림픽 데뷔'라고 보도했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리프니츠카야는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의 나디아 코마네치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흐름에 민감한 베팅업체들도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영국 베팅업체 윌리엄힐은 단체전 후 리프니츠카야의 배당률을 0.83으로 조정했다. 김연아는 0.83에서 1.38로 올라가며 2위로 밀려났다. 다른 베팅업체들도 김연아와 리프니츠카야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과연 리프니츠카야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진짜로 김연아의 2연패를 막을 수 있는 존재일까. 이번 대회에서 기록한 리프니츠카야의 채점표와 김연아가 올림픽 전 마지막 리허설을 치렀던 2014년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채점표를 중심으로 비교, 분석해봤다.


9일 오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여자 피겨 쇼트 단체전이 열렸다. 러시아의 율리아가 멋진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09.
점프=김연아>리프니츠카야

쇼트프로그램에서는 3개, 프리스케이팅에서는 7개의 점프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스핀과 스텝의 경우 정상급의 선수들이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 점프에서 승부가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김연아와 리프니츠카야는 쇼트프로그램 점프 요소가 같다.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을 소화한다. 가산점이 주어지는 후반부에 김연아는 더블 악셀을, 리프니츠카야는 트리플 플립을 뛰는 것이 다르다. 프리스케이팅은 제법 차이가 있다. 체력이 앞서는 리프니츠카야는 5개의 점프를 후반부에 집중 배치했다. 기본점수가 김연아보다 높다.

하지만 결정적 차이가 있다. 김연아는 '점프의 교과서'로 불릴 정도로 완벽한 점프를 구사한다. 모든 점프에서 받을 수 있는 최상의 가산점을 받는다. 반면 리프니츠카야는 트리플 러츠와 플립이 부정확하다. 특히 러츠는 롱에지(잘못된 스케이트 날 사용) 판정을 자주 받았다. 최고 점수를 기록한 유럽선수권에서도 리프니츠카야는 고질적인 플러츠(플립에 가까운 잘못된 러츠)를 범했다.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에지 사용이 불명확하다는 지적 속에서도 가산점을 받았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롱에지로 감점을 받았다.

스핀과 스텝=리프니츠카야>김연아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리프니츠카야의 스핀은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다른 선수들과 속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리프니츠카야의 최고 장점은 유연성이다. 레이백 스핀(허리를 크게 젖혀 회전)은 최고 난도인 레벨4 인정을 받으며, 가산점도 두둑히 따냈다. 특히 일직선에 가까운 비엘만 스핀(회전을 하면서 한쪽 스케이트 날을 잡고 머리 뒤쪽으로 끌어올리는 연기)의 자세와 속도는 탄성을 자아냈다. 스핀에서는 차이가 확연한 빠른 회전 연기를 펼쳤다. 플라잉카멜 스핀,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 모두 만점인 레벨4를 받았다.

반면 김연아는 복귀 후 스핀과 스텝에서 전성기보다 내려온 모습을 보였다. 허리에 부담이 있는 김연아는 레이백 스핀에서 레벨3까지만 소화한다. 어쩔 수 없다. 나이를 먹으면 힘과 유연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김연아 역시 이를 의식해 대회 전까지 스핀과 스텝에 많은 공을 들였다. 스텝에서는 김연아가 앞서있다. 스텝시퀀스에서 김연아는 레벨4인 반면, 리프니츠카야는 레벨3에 그쳤다.


예술성=김연아>>리프니츠카야

예술성은 말그대로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다. 단언컨데 예술성에서 김연아를 이길 수 있는 선수는 전세계에 없다. 예술점수는 스케이팅 기술 트랜지션 퍼포먼스 안무(컴포지션) 음악해석 등의 5개 부문으로 나눠 심판이 각각의 구성요소에 대해 점수를 준다. 만점은 없지만, 보통 8.5점이면 최상의 연기, 8.0점 이상이면 뛰어난 연기로 평가한다. 그리고 '팩터(Factor·쇼트 0.80, 프리 1.6)'와 곱해 총점을 도출한다.

리프니츠카야는 모든 구성요소에서 8점대에 그쳤다. 프리스케이팅에서는 쇼트프로그램보다 나은 모습을 보였다. 아직 어린 나이인만큼 표현력이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반면 김연아의 표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김연아는 최근 대회마다 대부분의 구성요소에서 9점을 넘겼다. 김연아의 마지막 리허설 구성점수는 77.21점에 달한다. 다만 구성점수는 심판의 주관 요소가 큰 만큼 홈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리프니츠카야가 단체전 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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