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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원의 소치 인사이드]④감옥같은 선수촌에서 가장 큰 선물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11 07:12


◇소치의 코리아 하우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sportschosun.com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이 개막된 지 나흘이 흘렀네요. 대회는 아직 초반입니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또 다릅니다. 본단이 소치에 입성한 지 열흘이 흘렀습니다. 철통 경계로 둘러싸인 해안 클러스터의 선수촌에서는 흑해의 탁 트인 경관이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이 또한 하루, 이틀입니다. 일상이 돼 버린 그곳은 감옥이나 다름없습니다. 해안에서 약 1시간 떨어진, 설상 종목 선수들이 묵고 있는 산악 클러스터 선수촌은 더합니다. 선수들도 따분할 때가 됐습니다.

해안 클러스터의 선수촌 규모는 얼마나 큰 지, 걸어서 이동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선수들을 위해 자전거 12대를 구입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식당 이동을 위한 발역할을 합니다. 처음에 신기했던 식단도 어느덧 천편일률입니다. 식당에는 아시아, 러시아, 서양식은 물론 할랄(이슬람) 메뉴, 패스트푸드 등이 다양하게 준비돼 있습니다. 아시아 음식 코너에는 양배추를 고춧가루 양념에 버무려 붉은빛을 띠는 '김치'가 놓여 있습니다. 라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느낌을 압니다. 다릅니다.

외국에 나오면 선수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해집니다. 고국에서 감사해하지 못한 것에 행복해 합니다. 소치에서의 가장 큰 선물은 배달되는 '한식 도시락'입니다. 어디서 만들어질까요. 코리아 하우스입니다.

또 시대가 흘렀습니다. 대한체육회가 2004년 아테네 하계 대회부터 운영을 시작한 코리아 하우스는 한국 체육을 알리는 홍보가 첫 번째 그림이었습니다. 하지만 소치올림픽의 경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및 장애인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개관한 '평창 하우스'가 있습니다. 홍보의 장의 중복될 수 있어서 코리아 하우스 운영을 '선수 중심'으로 바꿨습니다.

제대로입니다. 선수들의 입맛을 고려, 태릉선수촌을 옮겨놓았습니다. 양질의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선수촌 조리사와 영양사가 직접 도시락을 만듭니다. 양념, 젓갈, 김치류 등은 국내에서 공수했고, 고기, 생선, 채소류 등은 소치에서 조달하고 있습니다. 선수촌의 음식과는 차원이 다른 고품격 도시락입니다.

물론 매끼를 도시락으로 채울 수 없습니다. 1일 1식이 원칙입니다. 도시락은 산악 클러스터에도 전달됩니다. 하루 70~80개 정도의 도시락이 배달되는데요. 날 잡아 사전 예약을 하면 팀의 단체 회식도 할 수도 있습니다. 한식 뷔페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수들의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도시락 질문을 꺼내면 엄지부터 세웁니다. 스피드스케이팅의 노선영은 "선수촌에는 먹을 게 없고, 항상 똑같아요. 도식락을 3번 정도 먹었는데 정말 맛있고 도움이 돼요"라며 웃더군요.


체육회는 약 8억원을 들어 호텔을 통으로 빌려 코리아 하우스를 설치했습니다. 도시락 뿐이 아닙니다. 경기가 먼저 끝나는 선수들을 위해 전용 라운지도 만들었습니다. 사우나와 산소 캡슐마사지 뿐 아니라 보드게임, 컴퓨터, 게임기, 수지침 등이 설치돼 있습니다.

체육회는 선수들이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코리아 하우스와 도시락, 태극전사들의 든든한 후원군이자 사랑방입니다.
소치(러시아)=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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