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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인 여고생 심석희(세화여고)는 차세대 쇼트트랙 여왕이다.
고등학생이 된 지난해 2013~2014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종합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월드컵에서도 매 대회 '금빛 질주'를 이어갔다. 1차 대회에서 3관왕(1000m·1500m·3000m 계주)에 올랐고, 서울에서 열린 2차 대회에서는 1500m에서 김아랑에게 우승을 내줬으나 이어진 1000m와 3000m계주에서 2관왕을 차지해 상승세를 유지했다.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첫 대회인 3차 월드컵에서는 다시 3관왕에 복귀해 건재함을 뽐냈다. 그는 4차 대회에서는 다른 국가의 견제에 시달리면서도 금·은·동메달을 1개씩 목에 걸어 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공인받았다.
쇼트트랙대표팀이 소치에서 현지 적응 훈련이 한창이다. 심석희도 한창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올림픽 첫 출전인 그는 13일 500m를 시작으로 15일 1500m, 18일 3000m 계주, 21일에는 1000m에 출전할 예정이다. 1500m, 3000m 계주, 1000m에서 3관왕을 노리고 있다.
주위의 기대가 높다. 여고생은 현재 어떤 심경일까. 심석희가 7일 둘째 날 훈련 후 처음으로 인터뷰를 가졌다. 담담했다. 그는 "빙질이 좋든, 안좋든 어떤 상황에도 적응을 해야 한다. 현재 몸상태는 좋다"며 수줍게 웃었다.
고지대 훈련은 효과가 있다고 했다. 호흡이 좋아졌다고 했다. 쇼트트랙대표팀은 지난달 22일 출국 해발 1800m의 프랑스 퐁트 로뮤에서 보름 가까이 담금질했다. 반대로 소치올림픽이 열리는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는 고도가 해발 3.4m밖에 되지 않는다. 고지대 훈련 후 평지에 내려오면 심폐 지구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실전에서 더 강인한 체력을 발휘할 수 있다.
3관왕에 대한 포부를 묻자 "1500m와 계주를 주종목으로 생각하고 있다. 금메달 개수를 말하기는 그렇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은 모두 경험이 많다. 배운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 금메달 하나라도 따며 감사하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난적인 중국의 간판 왕멍이 부상으로 불참하는 것에 대해서는 "왕멍 선수가 있든 없든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심석희는 인터뷰를 할때는 말 한마디를 꺼내도 얼굴이 붉어질 정도로 수줍음이 많다. 하지만 빙판 위에서는 나이를 잊게 할 정도로 '포커페이스'를 갖춘 대범한 승부사로 변신한다. '반전 매력'의 소유자다.
"다른 다라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상대라기보다 그들의 장점을 배우려고 한다. 훈련할 때는 부상에 조심해야 해 항상 긴장감이 흐른다." 심석희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