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점쟁이 계보' 남아공월드컵은 문어, 소치올림픽은 수달?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4-01-21 14:30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고의 스타는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도 아니었다.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 해양생물관에 살던 '점쟁이 문어' 파울이었다.

파울은 놀라운 적중률로 내놓는 예상마다 빗나간 '축구황제' 펠레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파울은 스페인-네덜란드의 결승전과 독일 대표팀의 7경기 승패를 족집게처럼 맞췄다. 파울의 8경기 예상 적중률은 100%였다. 파울은 월드컵이 끝나고 석 달 뒤 자연사했다. 이 후 '점쟁이' 동물들이 등장했지만 파울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에서는 수달 두 마리가 파울의 신통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은 21일(한국시각) '소치가 올림픽 결과를 예측하는 수달 두 마리를 뽑았다'고 전했다. 소치 아쿠아리움에 있는 암컷 '애슐리'와 수컷 '해리' 두 수달이 중책을 맡았다. 예측 방식은 파울과 비슷하다. 파울은 대결할 두 나라의 국기가 그려진 유리상자에 있는 홍합을 먹는 방식으로 결과를 예측했다. 수달 역시 그들 앞에 놓인 두 가지 물체 중 하나를 선택한다. 애슐리와 해리는 이미 올림픽 예행연습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애슐리와 해리는 최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끝난 유럽피겨스케이팅대회에서 러시아 선수의 우승을 점찍었다. 놀랍게도 이 대회의 우승자는 러시아의 16세 소녀 율리아 리프니츠카였다.

애슐리와 해리는 사냥꾼 때문에 다쳐 숲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발견돼 소치 아쿠아리움으로 옮겨졌다. 소치 아쿠아리움은 애슐리와 해리의 범상치 않은 능력을 캐치하고 이같은 이벤트를 준비했다. 과연 애슐리와 해리가 파울 못지 않은 신통력을 발휘하게 될지. 소치동계올림픽을 지켜볼 숨은 재미 중 하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