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영웅' 박태환(23·SK텔레콤)은 런던올림픽 직후 장미란이 출연하는 KBS 예능프로그램 '승승장구'에 몰래 온 손님으로 깜짝출연했다.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국민오누이'의 훈훈한 모습을 선보였다.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선 '국민 여동생' 손연재와 함께 출연했다. 당초 단독 출연요청을 고사했던 박태환은 손연재와의 동반 출연요청을 선뜻 수락했다. "연재를 돋보이게 해주고 싶었다"는 말로 같한 정을 과시했다. '도마의 신' 양학선과는 특별한 공통점이 있다.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9세의 나이에 한국수영 최초의 금메달을, 양학선은 런던올림픽에서 20세의 나이에 한국체조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모든 종목에서 '최초'의 의미는 절대적이다. 어린 나이의 폭발적인 스타덤은 때론 즐겁지만, 때론 무겁다.
내로라하는 런던올림픽 최고의 스포츠스타 3인은 '박태환'으로 통했다. 장미란, 손연재, 양학선이 '절친'이자 '최고의 별' 박태환에게 질문을 던졌다. 올림픽 이후 훌쩍 성장한 박태환이 활짝 웃으며 응답했다.
◇KBS 토크예능 프로그램 '승승장구' 장미란 편에 몰래온 손님으로 출연한 박태환. 사진 출처=KBS
장미란 "태환아, 난 너에 대해 모든 걸 다 알고 있는데, 인정?"
(순순히 인정하며)그래서 위험한 존재예요. 누나는 진짜 위험해요. 방송에서 누나의 다이어트 계획을 폭로하고 나서 더 위험해졌어요.(웃음) 가족 빼고 운동으로 관련된 사람 중 저에 대해 제일 잘 아는 사람이죠.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고, 친한 걸 떠나서 너무나 잘 알고, 말하지 알아도 다 알아요. 누나에게는 늘 감사하죠. '승승장구'에 같이 출연한 후 '몸보신'하자고, 만나자고 했는데 너무 바빠서 아직 못봤어요. 보통 '몸보신'할 때 누나가 메뉴를 선택하거든요. 태릉에서는 오리백숙 잘하는 식당이 있는데 거기 자주 갔죠. '몸보신'이란 말이 좀 이상한가. '체력보충!'으로 하죠. 하하. 바빠서 자주는 못가지만,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는 거 좋아해요. 장미란 재단일도 그렇고 누나가 앞으로 하는 모든 일들이 잘됐으면 좋겠어요. 저도 열심히 도와야죠.
◇SBS 주말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함께 출연한 손연재-박태환. 사진출처=SBS
손연재 "태환오빠 올림픽 이후 어떻게 무얼 하며 지내는지 궁금해요"
그렇지 않아도, '런닝맨' 촬영 전에 연재랑 밥을 먹었어요. 그때 다 이야기해줬는데…. 오히려 저는 역으로 연재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요.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가 더 궁금하구요. 런던올림픽에서 세계 5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주변의 기대에 부담이 더 많이 될 텐데…. 같은 종목은 아니지만 외국에서 훈련해온 개인종목 선수로서 연재의 고충을 충분히 알죠. 저도 호주에서 혼자 훈련할 때 정말 외롭고 힘든 적이 많았어요. 연재한테도 이야기했어요. 정말 힘들고 지칠 때, 사실 주변에 마음을 털어놓을 사람이 없거든요. 이유없이 '악' 소리 지르고 싶을 만큼 힘들 때도 많아요. 그럴 때 친구들은 공통점이 없으니 이해를 못하고, 가족들 걱정시키기는 싫고…, 그래도 힘든 마음을 이해해줄 사람은 필요하거든요. 저는 그 답답한 마음을 알죠. 저는 'SK 전담팀'이라도 있었지 연재는 완전히 혼자잖아요. 그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랐어요. 언제든 너무 힘들어서 소리 지르고 싶을 때, 전화해서 이야기하라고 했어요. 전화해서 해소가 된다면, 마음이 풀린다면, 저로 인해 도움이 된다면 좋겠어요. 사실 러시아에 혼자 가서 운동하는 게 정말 대견해요. 외국에서 혼자 얼마나 힘든데요. 연재는 제가 인정해요. 어린 여자애 혼자서…, 러시아는 위험한 곳도 있다던데 정말 대견스럽죠. 연재에 대해 모르면 쉽게 말할 수 있지만, 연재를 알고, 얼마나 힘들게 훈련할지 알기 때문에 마음이 아파요. 연재에 대해 아는 오빠로서 마음이 아프죠. 앞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꼭 힘이 돼주고 싶어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19세의 나이에 한국 수영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낸 박태환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20세의 나이에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양학선,
양학선 "형은 금메달 전의 평범한 삶이 좋아요, 금메달 후 스타로서의 삶이 좋아요? 또 올림픽 후 슬럼프를 겪는 경우도 많다던데 형은 어떤 마인드로 준비했는지 궁금해요."
금메달 전후, 장단점이 있는 것 같아요. 금메달을 따기 전에 이름이 안 알려졌을 때는 '프리'해서 좋았고, 금메달을 딴 후엔 주변에서 알아보고, 사생활이 없어지니 불편한 점도 있죠. 금메달리스트로서 생활적인 면에서는 늘 참고 자제해야 하고…. 물론 CF, 후원계약 등 금전적으로 여유로워지는 장점도 있고요. 모든 일이 그렇듯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있지만, 금메달 전과 후 어느 쪽이 낫다기보다는, 솔직히 지금 생활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가장 중요해요. 이미 금메달을 땄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데 정해진 상황에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지 깊이 고민해서,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받기보다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어떻게 긍정적으로 행동할지 생각해야 해요. 양학선 선수도 저와 비슷한 나이에 올림픽 첫 금메달을 땄는데, 사실 올림픽 출전 횟수는 중요하지 않아요. 한번을 나가도 어떻게 나가느냐가 중요하죠. 충분히 더 좋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나이니까, 어떻게 준비할지는 아마 본인이 제일 잘 알 거예요. 처음 나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세계 1위를 확인했으니, 두번째 올림픽에선 정말 독보적인 선수가 될 수 있을 거예요.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해요. 사람 일은 알 수 없는 거고, 준비를 잘해도 저같이 안좋은 상황이 찾아올 수 있지만…(웃음), 4년 후 경험과 실력이 더 많이 쌓이고, 심리적으로 더 성숙하게 되면, 더 잘할 수 있는 힘이 생길 거예요.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