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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청년'박태환, '승승장구''런닝맨'출연 진짜이유?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2-09-07 09:45


6일 오후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녹색지대 출신 가수 조원민의 뮤직비디오 촬영이 진행됐다. 이번 조원민(오른쪽)의 첫 싱글 엘범 뮤직비디오에 절친한 사이인 박태환이 노개런티로 우정출연했다.
양평=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2.09.06.

'마린보이' 박태환이 6일 녹색지대 멤버였던 가수 조원민(40)의 뮤직비디오 촬영에 참여했다.

그동안 친한 또래 가수들의 뮤직비디오 촬영도 고사해온 박태환을 아는 이들로서는 의외의 선택이었다. 낯가림이 심한 박태환은 수영 이외에 연예 관련 이슈로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기를 원치 않는다. "뮤비 기사를 보고 섭섭해해 할 친구들도 있을 것같다"며 웃었다.

선택의 이유는 '호형호제'해온 조원민과의 남다른 인연 때문이다. 지난 2009년 아내를 폐암으로 여의고, 나홀로 여섯살 딸 연서를 키우는 조원민의 아픔을 나누고 싶었다. "비즈니스적인, 돈이 오가는 일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수영을 하면서 많이 넘어져봤다. 내가 넘어졌을 때 누군가 옆에서 손 내밀어줬던 것처럼, 나도 누군가 넘어졌을 때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형이 '가수 조원민'으로 꼭 성공하길 바란다"고 했다. "박태환이라는 이름 석자가 누군가 다시 꿈을 꾸는 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하는 희망을 조근조근 이야기했다.


런던올림픽 이후 박태환의 선택에는 분명히 달라진 점이 있다. 귀국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자신을 도와준 동네 아파트 주민들과 소속사 SK텔레콤, 후원사 휠라코리아, 모교 단국대 등에 감사 떡을 돌린 일이었다. 이후 예능프로그램 '승승장구' '런닝맨'에 출연했고, 첫 자서전 '프리스타일 히어로'(중앙북스) 사인회에 나섰고, 조원민의 뮤직비디오 촬영에 주연으로 출연했다.

물 밖에서 수영스타로서 일을 선택하는 기준을 물었다. "예전같으면 뮤직비디오를 찍는다고 했을 때 누군가를 위해서라기보다는 나를 위한 것이 먼저였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지금도 여전히 나를 위해 살지만, 요즘은 남을 위해 도울 수 있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있는지 생각하게 된다"며 웃었다.

박태환이 귀띔한 '승승장구' '런닝맨' 출연 동기도 같은 맥락이었다. "'승승장구'의 경우 (장)미란이 누나가 출연한다고 했다. 미란이 누나에 대해 많이 알고 있고, 누나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제의에 흔쾌히 응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전국민이 다시금 열광한 국민 오누이의 훈훈한 스토리는 그렇게 탄생했다.


'런닝맨'의 경우, 여동생같은 손연재의 조연을 자청했다. 손연재의 등장에 유재석 등 MC들과 함께 큰 박수를 치고, 모든 미션에서 '연재니까'라며 배려하는 오빠의 모습으로 화제가 됐다. "'런닝맨'은 단독 섭외요청이 먼저 있었다고 들었다. 나 혼자는 부담스럽기도 해서 안나간다고 고사했다. 나중에 다시 손연재 선수랑 함께 찍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연재랑 모르는 사이였으면 몰라도 잘 아는 사이이고, 연재가 러시아에서 운동을 굉장히 힘들게 해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같은 개인종목 선수로서 그것도 어린 여자선수가 외국에서 혼자 얼마나 힘들었을지 누구보다 이해하고 '대견하다' 생각한다. 연재가 나오고, 연재를 돋보이게 해줄 수 있기 때문에 나가겠다고 했다. 물론 막상 나가니 나도 모르게 승부욕이 발동해서… 하하."

박태환의 선택은 일관되게 '사람'을 향하고 있었다. 수영장 안에서의 뜨거운 열정이 이제 세상을 향하고 있다. 자신이 받은 사랑을 세상에 돌려주는 방법, 수영장 밖의 인생에서 아름답게 소통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깊이 고민하고 있었다. "수영을 하면서 사실 잘된 적도 있고, 잘 안풀린 적도 있다. 넘어지기도 많이 했다. 내가 넘어졌을 때 누군가 손을 내밀어준 것처럼 나도 누군가 넘어졌을 때 손잡아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양평=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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