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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해진 김연아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5-04 23:26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 공연이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 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김연아가 선수들과 함께 피날레 무대를 하고 있다. 올림픽공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2.05.04/

"예전 컨셉트가 관중에 어필하기 위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김연아는 한층 더 성숙해졌다. 김연아는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특설아이스링크에서 열린 'E1 올댓스케이트 스프링 2012'를 통해 9개월만에 빙판 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과거의 아이스쇼가 자신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 지금의 아이스쇼는 본인의 매력을 극대화하는데 중점을 맞췄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성숙해지면서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가 더 다양해졌다. 어렸을때는 한계가 있었다"며 "예전엔 관중에 어필하는데 중점을 맞췄는데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걸 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강한 여성의 모습을 그동안 많이 보여줬는데 남자 등 또 다른 컨셉트로 나서 재밌었다. 관중도 다양한 재미를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심장' 김연아지만 오랜만의 공연이라 유독 긴장감이 컸다고 했다. 그녀는 "첫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리허설에서 너무 못했는데 다행히 실전에서 잘했다"고 했다. 관심을 모은 '남장변신'에 대해서는 "대기하면서 데이비드 윌슨한테 모자 때문에 걱정된다고 했다. 연습때 모자를 자주 떨어뜨렸는데 다행히 떨어지지 않았다. 연습을 많이 했는데 호응과 조명 아래서 했더니 더 재밌게 한거 같다. 옆에서 도와준 남자 선수들이 스텝도 배워줘서 더욱 빛나는 프로그램이 됐다"며 웃었다.

후배 선수들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특히 '남자 피겨의 기대주' 김진서는 빅뱅의 '판타스틱 베이비'에 맞춰 넘치는 끼를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김연아는 "처음 공연한 후배들도 있는데 많지 않은 경험에도 불구하고 즐겁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더라"며 대견해했다. 김진서도 "오늘 첫 공연인데 기분이 좋았다. 유명 선수들과 함께 하니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였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진서는 직접 곡도 고르고 중간에 아이디어도 넣으며 이 무대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했다.

선수들의 수준에 비해 넘어지는 동작들이 많았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김연아는 선수들을 적극 옹호했다. 그녀는 "훌륭한 선수지만 이들도 인간이라 실수할 수 있다. 경기는 워밍업도 있는데 아이스쇼는 어지러운 조명아래서 바로 하니까 아무래도 힘든 점이 있다. 높은 호응속에 긴장하는 모습도 있더라"고 해명했다. 기부에 앞장서는 김연아와 발맞춘 팬들의 쌀 선물에 대해서는 "공연 직전에 들었다. 항상 특별한 선물을 주시더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그런 팬 앞에서 보답으로 오늘 공연 보여줄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했다.

한편, 다른 참가자들은 이번 쇼에 대해 만족감을 표시했다. 에반 라이사첵은 "즐거운 쇼였고 모든 것이 팬들 덕분이다. 올댓스케이트만의 독특한 분위기인거 같고 잘 즐겼다. 선수들과 팬들이 함께 하는 오프닝 무대에서 보듯 즐거운 무대였다"라며 엄지를 치켜올렸다. 그는 올댓스케이트만의 매력에 대해 "다양한 조명과 레이저, 참가자들의 수준, 무엇보다 데이비드 윌슨이라는 훌륭한 안무가가 있다"며 칭찬했다. 캐롤리나 코스트너도 "너무 긴장했는데 관중들의 엄청난 호흥에 황홀한 기분을 느꼈다"며 즐거워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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