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돌풍'이 LG배 세계기왕전 통합예선을 강타했다.
24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제17회 LG배 세계기왕전 통합예선 결승에서 한국은 중국과의 결승 맞대결에서 1승 6패에 그치는 등 12명의 결선 진출자 중 단 4명 만이 본선에 오르는 참패를 당했다.
박승화 4단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고, 나현 2단은 이 대회 첫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편 결승 형제대결을 펼친 이영구 9단과 최기훈 4단은 각각 홍기표 5단과 유경민 5단을 꺾고 본선에 합류했다.
이영구 9단과 최기훈 4단은 두 번째 본선 진출이다.
지난해 11장의 본선 티켓을 따내며 5장의 중국을 압도했던 한국은 올해는 4장의 티켓 획득에 그치는 부진을 보여 비씨카드배와 바이링배 통합예선에 이어 LG배까지 한-중 대결에서 완패하고 말았다.
반면 중국은 17명이 통합예선 결승에 올라 12명이 본선행에 성공하며 결승전 승률 70%가 넘는 대박을 터트렸다. 주최국 한국을 압도한 중국은 랭킹 1위 탄샤오 5단을 비롯해 6위 콩지에 9단과 '90후(后) 세대'의 간판 주자인 당이페이 4단 등 12명이 승리하며 본선에서도 거센 황사바람을 예고했다.
특히 당이페이 4단은 올해 비씨카드배와 바이링배, LG배 등 세계대회에서 15연승의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며 중국의 차세대 대표주자임을 성적으로 입증했다. 당4단은 제4회 비씨카드배에서 한국과 중국 랭킹 1위인 이세돌 9단과 탄샤오 5단, 그리고 박영훈 9단 등을 연파하며 4강에 진출해 국내 바둑팬을 경악시킨 바 있다.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44명과 13명이 출전한 일본과 대만은 예선 전원 탈락의 고배를 마셨고, 아마추어 8명도 프로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일본은 2007년 류시훈 9단, 대만은 2006년 린즈한 7단(당시)이 예선을 통과한 이후 본선에 오르지 못하고 있으며 아마추어는 단 한차례도 LG배 본선에 오르지 못했다.
지옥의 통합예선을 통과한 16명은 본선에서 전기 대회 우승·준우승자인 중국의 장웨이지에 9단과 한국의 이창호 9단, 국가시드를 받은 이세돌-박정환-강동윤-최철한-원성진 9단(이상 한국 5명), 구리-씨에허-박문요 9단, 스위에 5단(이상 중국 4명), 장쉬-요다 노리모토-유키 사토시 9단, 사카이 히데유키 8단(이상 일본 4명), 샤오정하오 7단(대만 1명) 등과 본선에서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4년 연속 중국에 넘겨줬던 LG배 우승컵을 되찾아 올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는 본선 32강전은 6월 18일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에 위치한 곤지암리조트에서 열릴 예정이다.
조선일보사가 주최하고 LG가 후원하는 제17회 LG배 세계기왕전의 우승상금은 2억5000만원이며 준우승상금은 8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1분 초읽기 5회이며 돌을 가려 맞힌 사람이 흑백 선택권을 가진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통합예선을 거쳐 올라온 이창호 9단과 중국의 장웨이지에 5단(당시)이 결승에서 맞붙어 장웨이지에 5단이 종합전적 2-0으로 세계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나성률 기자 nasy@sportschosun.com
◇나현 2단(왼쪽) 판팅위 3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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