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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핸드볼 8연속 올림픽 본선행 주역 우선희, 코카콜라체육대상 10월 MVP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11-13 13:35


◇우선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메달권 진입 목표를 이뤄낸 뒤 태극마크를 반납할 계획이다. 2005년 5월 여자 대표팀 소속으로 경기에 나선 우선희가 슛을 시도하고 있다. 스포츠조선DB

"올림픽 메달에 대한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여자 핸드볼대표팀의 맞언니 우선희(33·삼척시청)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할 생각이었다.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체력적인 부담감은 크지 않다. 여자 대표팀 선발은 여전히 국내 선수들에게 바늘 구멍 뚫기보다 어려운 일이다. 이런 여자 대표팀 맞언니 역할은 쉽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욕심을 낼 만하다. 그러나 '먼저 이야기하기 전까지 운동을 그만두라는 말을 못하겠다'는 남편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들을 바라보면서 내려놓을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단다. 광저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홀가분하게 태극마크를 반납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광저우아시안게임 4강전에서 일본에게 패해 결승조차 오르지 못했다.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이어진 5회 연속 금메달 행진이 깨졌다. 카자흐스탄을 완파하고 동메달을 땄지만,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선배들이 이룬 연속 금메달 업적을 이어가지 못한 것에 죄인처럼 얼굴이 굳었다.

만회할 기회는 곧 돌아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 예선 결승전에서 다시 일본과 맞붙게 됐다. 아시아 예선에 배정된 본선 직행 티켓은 단 한 장이다. 여자 대표팀은 2008년 베이징 대회 당시 편파 판정 논란 속에 일본과 재경기를 치르고 최종예선까지 가서야 힘겹게 본선 출전권을 따낸 기억이 있다. 광저우아시안게임 실패까지 일본전을 앞두고 부담감이 컸다.

흐름은 좋지 않았다. 후반 3분에는 11-13으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위기의 순간 힘을 낸 것이 우선희다. 연이은 속공 찬스에서 득점을 성공 시키면서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언니의 활약 속에 후배들도 힘을 내면서 한국은 승기를 잡았다. 우선희가 후반 22분 일본 공격을 가로채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 지어졌다. 27대22 한국의 승리. 광저우에서의 아픔을 시원하게 설욕한 순간이었다.

우선희는 런던올림픽을 마친 뒤 광저우에서 미뤄졌던 대표팀 은퇴 계획을 지키겠다고 했다. 런던올림픽 최종 목표는 당연히 메달권 진입이다. 한국 여자 핸드볼은 1984년 LA올림픽 은메달을 시작으로 베이징올림픽 동메달까지 7차례 대회서 6차례 메달을 따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만 4위로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우선희는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우생순' 신화를 쓰며 동메달을 목에 건 기억이 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는 본선 3달여를 앞두고 수술대에 올랐고, 광저우에서는 금메달을 못 땄어요. 이러다보니 런던올림픽 욕심이 생기네요. 메달 색깔은 장담하기 힘들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다고 봐요."

런던올림픽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다짐하고 있는 우선희는 스포츠조선이 제정하고 코카콜라가 후원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 10월 MVP로 선정됐다. MVP 트로피와 상금 100만원을 받는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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