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으로 대구는 완벽하게 '스타들의 무덤'이 되어버렸다. 이번에는 옐레나 이신바예바(28·러시아)였다. 이신바예바는 30일 여자장대높이뛰기에서 4m80의 벽을 넘지못하고 무너졌다.
대회 첫째날인 27일 조직위가 발간한 프로그램 책자에는 스티븐 후커(29·호주)가 바를 넘는 사진이 표지로 올랐다. 이날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이 있었다. 후커는 2009년 베를린세계육상선수권대회 우승자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하지만 후커는 세 차례 시도 끝에 5m50을 넘지 못하고 예선탈락했다.
둘째날인 28일도 저주는 계속됐다. 이날 표지는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였다. 전날 예선에서 스타트하는 장면이었다. 다른 선수들도 함께 찍혔지만 사진의 포커스는 볼트였다. 경쟁자 타이슨 게이(29·미국)와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이 부상으로 출전을 포기했다. 볼트의 우승은 떼논 당상이었다. 하지만 이날 결선에서 볼트는 어이없는 부정출발로 뛰어보지도 못하고 실격 당했다.
이쯤되자 많은 이들은 이날 결과를 궁금하게 여겼다. 당연히 이날 표지는 이신바예바였다. 의구심의 눈빛이 쏟아졌다. 2009년 베를린대회 실패 이후 이신바예바는 제 몸상태가 아니었다. 휴식을 선언했다. 2월 복귀전인 러시아 실내육상대회에서 4m81을 넘으며 우승을 차지했지만 몸상태가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저주는 또 다시 실현됐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는 '스타'는 사라지고 '저주'와 '스타들의 눈물'만 남게 될 처지에 전락했다.
대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