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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두 아이 엄마 키플라갓 "가족들이 마라톤 금메달 원동력"

국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1-08-27 13:49 | 최종수정 2011-08-27 13:53


◇키플라갓. 대구=국영호 기자

27일 개막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32세의 두 아이 엄마 에드나 키플라갓(케냐)였다.

이날 2시간28분43초로 여자 마라톤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우승한 키플라갓은 금메달의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가족들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줬기에 가능했다. 아이들도 내가 훈련을 할 수 있게 시간을 줬다"고 답했다.

코치인 길버트 체루이요트 코에치와 결혼한 키플라갓은 아들 카를로스(7)와 딸 웬디(3)를 두고 있다. 카를로스는 축구를, 웬디는 엄마를 닮아서인지 육상을 좋아한단다. 그는 "애 아빠와 아이들이 집에서 많은 응원을 해줬다"며 "웬디가 나중에 마라톤을 한다고 하면 지원할 생각이다"며 웃었다.

중장거리 종목에서 뛰다가 서른 즈음에 마라톤으로 전향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가족 덕분이었다. 생애 두번째 마라톤 풀코스였던 지난해 로스앤젤레스 마라톤에서 우승한 그는 올해 런던 마라톤에서는 올시즌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을 냈다.

늦은 나이에 마라톤을 시작한 그는 "지난해 마라톤을 시작할 때 든 생각은 많은 경험을 쌓자는 차원이었다. 이번까지 네 차례 마라톤 코스를 뛰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제 (다른 종목은 뛰지 않고) 마라톤만 할 생각이다"고 했다.

그는 35㎞ 지점에서 급수대에서 물병을 집으려다 뒤따라오던 동료 샤론 체로프의 발에 걸려 넘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체로프는 키플라갓이 일어설 때까지 기다려줬고 미안하다고 했다. 키플라갓은 "넘어져서 충격을 받은 것은 사실이다. '일어서서 다시 제대로 뛸 수 있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다시 뛰는 내 자신을 보며 스스로 놀랍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새로운 마라톤 여왕에 등극한 그의 목표는 내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이다. 키플라갓은 "대표팀에 뽑히고 출전할 수 있게 된다면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했다.


대구=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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