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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육상]기청제까지 지내야 하는 대구 이상 저온, 대비해야 이긴다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8-24 19:48


◇대구시의 주간 날씨 정보. 사진캡처=기상청 홈페이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27일~9월4일)가 열리는 대구의 날씨가 이상하다. 푹푹 찌는 무더위가 온데간데 없다. 24일 대구 하늘은 변덕이 심했다. 오전에는 간간이 햇볕이 내리쬐다가 오후부터는 부슬비가 내렸다. 가장 이상한 것은 기온이다. 아침과 저녁 기온이 섭씨 20도 이하로 떨어진다. 낮에 최고로 올라가도 섭씨 30도가 안 된다.

대회가 시작되는 27일부터도 화창한 날씨를 기대하기 어렵다. 기상청 홈페이지의 주간 예보(24일 오후 6시 기준)에 따르면 27일(22~27도) 비가 내리고, 28(23~29도)~29일(23~29도) 구름, 30일(23~28도) 비, 31일(23~27도) 구름이다. 이 기간 동안 기온도 최저 22도에서 최고 29도로 연평균 보다 3~4도 정도 낮다. 상황이 이러자 대구향교가 나서 25일 기청제를 지내기로 했다. 이번 대회 기간 동안 쾌청한 날씨를 기원하는 행사를 대구향교 명륜당 앞 잔디밭에서 갖기로 했다.

육상 선수들은 날씨에 민감하다. 비가 올 경우 좋은 기록을 기대할 수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트랙과 필드가 미끄럽기 때문이다. 우사인 볼트 같은 세계적인 스프린터도 트랙이 미끄러울 경우 전력 질주하지 못한다. 코너를 돌다가 미끄러지면 큰 부상을 당해 내년 런던올림픽 출전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선수들은 몸을 사릴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도 이상 저온 날씨에 당황하고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은 이번 마라톤 대표 선수를 발탁하면서 무더위에 강한 선수를 다수 선발했다. 날씨가 평소 처럼 푹푹 찔 경우 아프리카의 케냐, 에티오피아 선수들이 중도 기권하고 상대적으로 한국 선수들이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국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 선수들보다 대구 날씨에 잘 적응돼 있다. 하지만 이상 기온은 오히려 스피드가 좋은 아프리카 마라토너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 한국은 이번 대회 남녀 마라톤 단체전 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여자 마라톤은 27일 오전 9시에 시작된다. 기상 예보대로 라면 비가 오는 가운데 레이스를 할 가능성이 높다.

남자 멀리뛰기·세단뛰기에 출전하는 김덕현과 여자 멀리뛰기 대표 정순옥도 날씨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도움닫기에 이어 발구름판에서 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가 올 경우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 장재근 대한육상경기연맹 이사는 "날씨가 흐리면 공중에서 기압이 위에서 아래로 누르는 듯한 느낌을 받아 도약 선수들이 힘들어 한다"고 설명했다.

볼트의 스승인 글렌 밀스 코치(자메이카)는 24일 아디다스가 마련한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대구의 날씨가 좋아졌으면 한다"면서 "선수들은 비가 올 경우를 대비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한다. 또 결국 트랙과 필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날씨 변화에 잘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똑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잘 준비하는 선수가 승리한다는 것이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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