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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기사]스포츠바우처, 저소득층 어린이에게 미래를 선물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8-21 12:09 | 최종수정 2011-08-21 16:42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방자치단체와 손을 잡고 시행 중인 스포츠바우처 제도는 저소득 가정 자녀들에게 다양한 스포츠 활동 참여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스포츠바우처 혜택을 받은 어린이들이 수영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지난 19일 경기도 군포시청소년 수련관 수영장에서는 한여름 땡볕을 피해 물 속에 들어가 있는 50여명의 어린이들이 강사들의 호각에 맞춰 열심히 팔을 저으며 물살을 가르고 있었다. 이 가운데 끼어 있던 한 어린이의 표정이 유독 밝았다. 가냘픈 체구에도 불구하고 강사의 동작을 놓칠세라 곁눈질을 하면서 물장구를 쳤다. 물 밖으로 나온 어린이는 "엄마가 수영을 시켜줘서 다니기 시작했는데 너무 재미있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 어린이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지방자치단체와 손을 잡고 저소득 가정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체육시설 등록 및 용품을 지원하는 기금지원사업인 '스포츠바우처'의 수혜자다. 그러나 철저한 비밀관리로 본인은 스포츠바우처의 혜택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어린이는 "다음에도 엄마가 수영장에 다닐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팔을 내저었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즐기고 싶은 모양이었다.

사실 스포츠바우처가 없었다면 이 어린이는 수영장이 아닌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을 수도 있다. 스포츠바우처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체육 시설 이용이 힘든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생활체육 복지 서비스다. 대부분의 저소득 가정 자녀들은 일반 가정 자녀들과 달리 스포츠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크지 않다. 시간보다는 비용의 문제가 크다. 프로그램 등록부터 용품 구입까지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하면 종목에 따라 월 1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넉넉지 못한 가정 환경에서 부모가 쉽게 지갑을 열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하면 스포츠 활동 기회 자체를 갖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스포츠바우처 제도가 실시되면서 이런 문제가 크게 줄어들었다. 스포츠바우처를 통해 프로그램 등록부터 용품 지원까지 해결되면서 가정의 부담이 크게 줄어 자녀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반 가정 자녀와 동등한 기회를 부여받으면서 미래 발전 가능성을 키워갈 수 있게 됐다. 스포츠바우처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미래를 선물하는 셈이다.

효과는 긍정적이다. 군포시청소년수련관 생활체육팀에서 스포츠바우처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범석씨는 "스포츠바우처를 통해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어린이 중에는 처음에 다소 어두운 성격을 갖고 있다가 수강을 마친 뒤 밝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친구들과 어울려 땀을 흘리면서 사회성을 기르고 자신감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자녀의 변화를 지켜 본 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져 나가면서 수요가 늘고 있다. 현재 군포시청소년수련관에는 30명의 어린이 및 청소년이 스포츠바우처의 혜택을 받고 있다. 종목은 수영부터 축구 농구 태권도 방송댄스까지 다양하다. 군포시에서 접수를 받고 배분하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매번 참가자가 몰려 순번을 정하고 있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군포시청소년수련관은 프로그램 별 출석률 80% 이상을 수강 기준으로 두고 있으나, 대부분의 수강생들이 기준을 채우고 있다. 이 씨는 "각 종목마다 저소득 가정 자녀들이 접할 기회가 크지 않은데, 그러다보니 참여도가 높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체육 시설 관계자들의 노력이 눈에 띈다. 질 높은 프로그램 개발 및 지도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면서 스포츠바우처의 효과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수강한 대부분의 어린이 및 청소년이 재수강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관계자들은 스포츠바우처를 통해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부여하면서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 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이 씨는 "이런 좋은 제도의 혜택 기준이 더 넓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스포츠바우처를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면 스포츠 저변을 넓힘과 동시에 지역 사회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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