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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권 용인대 체육과학대학장(특수체육과 교수)은 특수체육 분야에서 '대부'로 불린다. 20여년간 특수체육이란 한우물을 팠다. 국내 장애인들의 권익 신장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에는 대한민국체육상 특수체육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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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최근 많은 장애학생들이 일반 초-중-고교에서 일반학생들과 함께 공부한다. 지난해 기준 전체 7만9711명 중 70%(5만5767명)가 일반학교에 다닌다. 학교당 5~10명씩 다닌다고 보면 된다. 그 중 17.3%(1만3746명)는 일반학급에서 똑같이 수업받는다. 한 교실에서 함께 숨 쉰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자 최 학장에게 특수체육 관련 문의를 해오는 교사들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최 학장이 배움의 장을 마련한 이유다. 그는 "베테랑 교사들도 막상 장애학생이 수업에 참여하니까 쉽지 않았다고 생각했는지 '어떻게 교육해야 하나'라고 물어오는 경우가 많았다. 장애학생에 대한 이해 부족, 그리고 관련 프로그램이 부족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고 했다.
올바른 통합체육 수업의 첫 걸음은 '장애학생 제대로 알기'다. 최 학장은 "장애의 종류는 크게 지적장애, 청각장애, 시각장애, 뇌성마비 등 8가지가 있다. 먼저 개별학생들의 장애 특성을 먼저 이해한 뒤, 여기에 맞는 교육을 해야 한다. 때문에 각 장애에 맞는 영역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2008~2009년에 걸쳐 개발한 통합체육수업 메뉴얼을 교사들에게 보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사들은 교사들에게 전체 장애학생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정신지체 학생들은 인지 기능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교육했다. 시각장애 학생에게는 소리나는 공을 쓰게 하면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팁을 줬다.
교사들과 교육시스템이 변해야 한다
장애학생들이 아무리 적극적으로 교육받기 위해 발버둥쳐도 결국 교사의 의지와 질 좋은 프로그램이 없으면 교육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최 학장은 "학교에서부터 장애학생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결국 사회 인식도 바뀌지 않겠나"라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잘 가르쳐야 한다. 교사 양성 프로그램에 장애학생 지도에 관련한 교육 프로그램이 많이 들어가야 한다. 기존 교사들에게도 연수 등의 방법을 통해 권유를 해야 한다"고 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열심히 연수받는 교사들을 위해 프리미엄 도입을 추진 중이다. 최 학장은 "이번에 30시간 연수받는 교사들에게 각 시도 교육청 인가의 연수 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면서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우수 교사에게 상을 주려고 한다.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 시상을 논의 중이다"고 했다.
최 학장은 "선진국에서는 장애 여부를 떠나 학생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서로 땀 흘리며 운동하고 놀이를 즐기면서 마음의 벽이 무너진 것이다. 장애학생들은 몸이 조금 불편할 뿐 똑같은 사회 구성원이라고 일반학생들이 인정한 것이다"며 "통합체육은 장애-일반학생들을 서로 끈끈하게 엮어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사회가 변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천=국영호 기자 iam90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