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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펠프스(26·미국), 박태환(22·한국), 쑨양(20·중국). 이들은 올림픽,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에서 피할 수 없는 승부를 펼쳐야 하는 경쟁자들이다. 이들에게는 또 한 가지 연결고리가 있다. 서로를 존경하는 관계다.
박태환은 펠프스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았다. 호흡기 쪽이 좋지 않아 수영을 시작했던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는 한규철(30·경희대)를 롤모델로 삼았다. 1996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던 한규철은 그해 1월 퍼스세계선수권 접영 200m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결선에 올라 7위를 차지했다. 특히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 2002년 부산 대회, 2006년 도하 대회에서 모두 11개의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남자 수영의 대들보였다. 펠프스를 본격적으로 동경하게 된 것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이후다. 펠프스는 자유형 200m에서 자유형 4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박태환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박태환을 지도했던 노민상 전 국가대표 감독은 박태환에게 펠프스의 경기 영상을 틀어주며 교육을 했다. 펠프스의 영법과 레이스 운영 등을 보고 배워서 자신의 것으로 승화시키라는 이유였다. 박태환은 베이징올림픽 은메달을 딴 뒤 "펠프스와 경쟁한 것이 좋은 경험이 됐다. 하나하나 배운다는 자세로 경쟁하겠다. 세계기록을 새로 작성한 것이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항상 세계기록 경신에 대한 꿈을 품고 있던 박태환에겐 펠프스는 존경하면서도 경외심까지 느끼게 한 선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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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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