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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왕자 이용대, C급대회 출전 왜?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1-07-07 15:41 | 최종수정 2011-07-07 15:42


올림픽 랭킹포인트 획득을 위해 갈 길 바쁜 이용대. 스포츠조선 DB

간판 배드민턴 스타 이용대(23·삼성전기)가 특이한 국제대회를 경험한다.

'미주투어'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미국오픈(11∼16일)과 캐나다오픈(19∼24일) 참가를 위해 8일 출국하는 대표팀 명단에 이용대를 포함시켰다.

이용대가 국가대표 생활을 하면서 이들 대회에 참가하는 것은 처음이다.

두 대회는 속칭 'C급' 국제대회에 속한다. 그동안 한국은 주로 이런 대회에 국가대표 2진 선수나 특정 실업팀을 지정해 출전시켰다.

전지훈련을 겸하고 국제대회 구색을 맞춰주는 차원이었다. 이용대처럼 대표팀 에이스로 군림해 온 선수는 굵직한 'A급'대회를 소화하기도 바쁘기 때문에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이번 미주투어에도 대표팀을 고작 8명(남녀 각 4명)으로 꾸렸다. 유럽, 아시아에서 열리는 큰 국제대회에 비하면 절반도 안되는 선수단 규모다.

여기에 이용대가 포함된 이유는 2012년 런던올림픽을 위해서다. 출전권이 걸린 랭킹 포인트를 부지런히 쌓고, 경기 감각도 끌어올리기 위한 궁여지책인 셈이다.

이용대는 올해 하정은(24·대교눈높이)과 새로운 혼합복식조를 구성했다. 하지만 최근 열린 국제대회에서 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등 기대 이하의 성적을 보이고 있다.


BWF(세계배드민턴연맹) 규정상 런던올림픽 출전권은 2010년 5월 1일부터 2011년 4월 30일까지 열리는 국제대회에서 획득한 랭킹 포인트를 기준으로 부여한다. 포인트에 따라 세계랭킹을 매겨 일정 순위에 포함된 선수들을 가려내는 방식이다.

정해진 기간 이전에 세계 몇 위를 했든 상관이 없다. 정해진 1년 동안 대회에 몇번을 출전하든 포인트만 열심히 쌓아올리면 된다. 일종의 다다익선인 것이다. 이용대는 지난 5월부터 하정은과 복식조를 결성했기 때문에 이전의 세계랭킹이 없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다른 경쟁자 모두 백지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성한 지 얼마되지 않아 아직 만족할 만한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 일단은 포인트를 쌓을 수 있을 때까지 쌓아놔야 올림픽 본선 출전 여부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래서 미국, 캐나다오픈까지 기웃거리게 된 것이다. 더구나 예비 경쟁자들이 이 대회에 대거 출전하는 마당에 가만히 앉아서 포인트를 챙겨가는 걸 볼 수가 없다.

이용대는 이번에 하정은과 짝을 맞췄다. 대신 남자복식은 단짝 정재성(29·삼성전기)이 아닌 고성현(24·김천시청)과 출전한다. 고성현은 유연성(25·수원시청)의 단짝이다.

이용대는 혼합복식에만 치중하면 경기감각을 유지하는데 지장이 생길까봐 남자복식까지 겹치기 출전하는 것이다. 배드민턴에서는 한 경기라도 더 뛰는 게 바로 훈련이다.

현재 대표팀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은 데다 이용대와 비슷한 또래로 패기있는 고성현이 스파링 파트너로 제격이다.

보통 때의 경우 천하의 이용대가 미국, 캐나다오픈에 출전한다고 하면 자존심 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올림픽을 위해 찬 밥, 더운 밥 가릴 때가 아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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