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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칼끝에 채널도 멈춘다
전국 돌며 목숨건 야외촬영 "대본에 빠져 힘든줄도 몰라" |
"요즘엔
칼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이런 무시무시한 말이 흘러나온 것은 눈부시게 예쁜 배우 하지원의 입에서였다.
웬만한 도적들쯤은 간단히 제압하는 놀라운 칼솜씨,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공, 말의 갈기를 잡고 달리는 민첩함.
지난달 28일부터 방송돼 수많은 마니아를 낳은 MBC 특별기획 미니시리즈 '조선 여형사 다모(茶母)'에서 볼 수 있는 하지원의 모습이다.
"처음엔 칼을 잡은 폼이 얼마나 어색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지금은 칼싸움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어요." '싸움 잘하는 미녀' 하지원은 무술조차 아름답다. 마치 춤을 추는 듯 부드러운 격투 연기. "이만하면 '본드걸'로 나서도 괜찮겠죠?"
영화 '색즉시공'에서 갈고 닦은 에어로빅이 무술 연기에 큰 도움이 됐다. 거기에 몸을 사리지 않는 하지원의 연기 욕심이 더해져 완성도 높은 화면이 시청자를 즐겁게 하고 있다.
대역 배우가 몸을 다치는 바람에 와이어에 매달려 공중을 날아다니는 연기를 직접 선보였고, 충북 단양의 동굴에서 촬영한 폭발신에선 극심한 공포를 무릅쓰고 목숨을 내건 채 카메라 앞에 섰다.
동굴 속을 메운 매캐한 연기에 미친 듯 '오바이트'했던 것은 결코 잊을 수 없다고.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야외촬영을 했기 때문에 침대보다 차 안에서 자는게 익숙해 졌을 정도로 지난 6개월간 강행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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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지원이 조선여형사의 도복을 벗고 오랜만에 `도시녀'로 돌아왔다. <최문영 기자 deer@> |
이런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다모'의 대본을 받아들고서 푹 빠졌어요. 보통 무협드라마라고 생각하시는데 방송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가슴아픈 사랑을 그린 멜로물이에요. 마치 순정만화 같은."
'다모'엔 두가지의 사랑이 등장한다.
채옥(하지원)을 중심으로 황보윤(이서진)과 장성백(김민준)이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을 펼친다. 두인물에 대한 하지원의 평가는 막상막하다. "황보윤은 해바라기 사랑을 하죠. 자신을 포기하고, 무한정 채옥을 챙겨주는 사랑이요. 장성백은 남자답고, 카리스마가 넘쳐 매력적이에요. 누굴 선택하기란 정말 힘들어요."
조선여형사의 당당한 모습으로 인터뷰를 시작한 하지원은 어느새 사랑을 꿈꾸는 여인으로 돌아왔다. "드라마 카피가 '심장을 뚫어버린 사랑'이에요. 정말 가슴이 짠하죠." 수많은 '다모 폐인'들의 가슴을 뚫어버리고 만 하지원이다.
< 한준규 기자 manbok@>